
[새전북신문] 정읍시립박물관이 정읍 출신 서예가이자 암각서의 대가인 동초 김석곤(1877~1953)의 삶과 예술세계를 처음으로 집중 조명하는 기획전시를 마련했다.
28일부터 오는 10월 25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돌에 남긴 기록, 동초 김석곤' 특별전은 동초 김석곤의 생애와 예술세계를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그의 작품에 담긴 지역 문화유산의 역사적·예술적 가치를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는 조선 말기와 일제강점기를 대표하는 초상화가이자 정읍 출신 서화가인 석지 채용신이 1918년 그린 김석곤의 초상을 비롯해 후손들이 이번 전시를 계기로 기증한 서예 작품과 기록자료, 박물관이 직접 조사·수집한 유물 등 30점이 공개된다.
김석곤의 암각서는 단순한 서예 작품을 넘어 일제강점기에도 전통문화와 선비정신을 지켜낸 시대의 기록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전국에 흩어져 있던 관련 자료를 한자리에 모아 그의 삶과 예술세계를 종합적으로 소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그동안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자료들이 처음 선보인다.1918년 발간된 '정읍군읍지' 여백에 김석곤이 직접 자신의 암각 활동을 기록한 '동초각자기'를 비롯, '삼동서첩', '정희서첩'이 처음 공개되며, 내장산과 두승산, 칠보산은 물론 전국 명산 곳곳에 새겨진 암각서의 탁본도 함께 전시된다.
암각서는 바위나 절벽에 글씨를 새긴 작품으로, 김석곤은 전국의 명승지를 찾아 선비정신과 자연에 대한 사상을 힘 있는 필체로 새겨 후대에 남겼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암각서를 통해 그의 예술적 성취와 삶의 여정을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그는 태인을 기점으로 정읍시 일원과 순창 회문산, 김제 황산, 모악산 수왕사, 부안 봉래계곡 등에 남아있는 동초의 암각서 및 비문 서체는 전서, 예서, 행서, 초서가 주를 이루고 있다.
암각서에 쓴 글씨는 한 자 크기가 사방 1m를 넘는 경우도 많다.
동초는 암각서와 비문을 남기며 나라 잃은 선비로서 고뇌와 아픔을 표현하면서도 선비로서의 수도정진하려는 자기수양의 자세를 드러내기도 했으며, 산수에 묻혀 탈속의 경지를 노래하기도 했다.
전시장엔 가족 사진과 정읍지역 독립운동가인 동생 김달곤의 초상, 관련 기록자료도 함께 전시, 김석곤 개인의 삶은 물론 일제강점기 지역 지식인 가문의 역사와 시대상까지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박물관은 그동안 지역의 역사와 인물을 꾸준히 조사·연구하며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문화유산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데 힘써왔다. 이번 전시는 지역 문화자산을 재발견하고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학수 정읍시장은 "이번 전시가 동초 김석곤이 남긴 삶과 예술세계를 새롭게 이해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면서 "우리 주변에 남아 있는 소중한 지역문화유산의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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