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으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예술공간 카메라타, 2026 김스미 초대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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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순천 예술의 거리에 있는 예술공간 카메라타가 28일부터 다음달 23일 까지 김스미 초대 개인전 ‘눈을 감으면 보이는 것들(INNER SIGHT)'을 갖는다.

눈을 감으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오래 남는 기억, 깊은 침묵, 시간 속을 천천히 흘러온 마음의 풍경이다. 김스미 작가의 작업은 그 보이지 않는 풍경을 따라가는 일에서 시작된다. 작가에게 달항아리는 그 풍경의 근원으로서 존재의 심연이었다.

작가는 오랫동안 달항아리를 삶의 기억과 치유, 여백의 상징으로 탐구해 왔다. 이 전시는 그동안의 달항아리 작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익숙한 형상을 해체하고 다시 연결하는 '변위(Displacement)'의 과정을 담아낸 신작 20여 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달항아리를 하나의 고정된 사물이 아닌 기억과 감정이 머무는 공간으로 바라본다. 최근 작업에서는 달항아리가 화면 속 다른 이미지들과 동등한 관계를 맺는다.

달항아리는 균열과 중첩, 낙서 같은 선, 색, 면, 드로잉과 만나며 끊임없이 변화한다. 여성의 이미지와 의자를 오마주하고 꽃, 연밭의 흔적이 함께 등장한다. 자유롭게 흩어진 선들은 시간의 흐름과 무의식의 움직임을 기록한다. 달항아리는 더 이상 고정된 대상이 아니라, 다양한 기억과 감정을 품고 새로운 의미를 생성하는 하나의 생명으로 존재한다.

이번 작품들은 동시대의 서사를 배경으로 구상과 추상, 질서와 우연이 하나의 화면 안에서 공존한다. 크랙(Crack) 표현은 시간이 남긴 흔적이자 기억의 결을 상징하며, 반복되는 선과 색채는 삶 속에서 마주하는 감정의 진동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강렬한 원색과 부드러운 파스텔 톤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긴장과 평온이 교차하는 풍경을 만든다.

작가에게 달항아리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삶 그 자체이다. 형태는 변위 되지만 안에 담긴 치유와 희망의 본질은 여전히 살아 있으며, 화면 속 자유로운 선과 색은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는 예술적 여정이다.

이번 전시는 변화의 과정에 있는 작가의 새로운 회화 언어를 만나는 자리다. 달항아리가 현대적 감각 속에서 새롭게 변주되는 모습을 통해, 관람객은 자기만의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보며 삶과 기억을 되돌아보는 시간(Inner Sight)을 갖게 될 터이다.

작가는 '나는 변화의 순간을 그리고 싶다. 익숙한 것은 낯설어지고, 낯선 것은 다시 따뜻한 기억이 된다. 그 변위의 과정에서 달항아리는 마음을 담아내는 어떤 공간이 된다"면서 "오늘, 나는 달항아리 안에 색을 채우지 않는다. 대신 시간의 결을 얹고, 기억의 숨결을 포개며, 희망이라는 빛을 스미게 한다. 작품 앞에 선 당신의 기억이, 그 안에 머물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작가는 계명대학교 대학원에서 공중보건학을 전공하고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미술협회, 전북미협, 전주미협회원 회원, IACO 에이전시 전속작가, 전주비전대 교수, 청목미술관 레지던시 등으로 활동중인 가운데 새전북신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전주 남고산자락 작업실 ‘담담’에서 ‘나는 누구이며, 어디로 가는가! 삶의 화두를 안고 행복한 그림 그리기에 열중하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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