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전북신문] '내 몸의 생체시계를 늦추는 노화과학(지은이 정해영, 펴낸 곳 파라사이언스)'은 피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이자 절망적인 현상으로 여겨졌던 노화의 메커니즘을 낱낱이 파헤치고, 내 몸의 늙음을 통제하고 지연시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과학적인 실천 지침을 제시한다.
우리는 흔히 노화를 흐르는 강물처럼 매일 조금씩, 서서히 진행되는 완만한 내리막길이라고 생각한다. 작년보다 올해 조금 더 기력이 떨어지는 것이 당연한 순리라고 여기며 늙어감을 체념하듯 받아들인다. 하지만 최신 의학이 밝혀낸 노화의 진실은 우리의 뻔한 상식을 완전히 뒤집어 놓는다. 노화는 결코 완만한 내리막길이 아니다. 평온하게 잘 걸어가다가 어느 순간 절벽처럼 툭 떨어져 버리는 ‘비선형적 급변 구간’, 즉 ‘노화의 변곡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뜬구름 잡는 불로장생의 비법이나 일시적인 유행을 타는 다이어트법을 권하지 않는다. 철저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노화는 나의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그 속도를 늦출 수 있는 통제 가능한 현상”임을 역설한다. 저자에 따르면, 유전자가 우리에게 쥐어준 수명의 타이머가 미치는 영향은 고작 30%에 불과하다. 나머지 70%는 내가 매일 무엇을 먹고, 얼마나 움직이며, 어떻게 자는지에 달렸다. 타고난 유전자의 설계도는 바꿀 수 없지만, 그 유전자 속 노화의 스위치를 켤지 아니면 끌지는 전적으로 우리의 생활습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 몸을 늙고 병들게 만드는 핵심 주범으로 ‘활성산소’와 ‘분자염증(만성염증)’을 지목한다. 우리가 숨을 쉬고 밥을 먹어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독성 매연인 활성산소가 발생한다. 젊을 때는 몸속의 환풍기가 잘 돌아가 이를 깨끗하게 처리하지만, 나이가 들면 이 매연이 세포 구석구석에 쌓여 우리 몸을 태우는 ‘염증 스위치’를 켜버린다. 젊은 시절 팽팽했던 대사(에너지 생성)와 면역(염증 반응) 사이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염증을 가속하는 액셀러레이터만 밟히고 이를 제어할 브레이크는 고장 나버린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의학이 말하는 ‘늙음’의 진짜 실체다.
그렇다면 고장난 브레이크를 고치고 내 몸의 생체시계를 되돌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수조 원짜리 첨단 장비가 있는 연구소가 아니라, 바로 당신이 매일 밥을 먹고 잠을 자는 평범한 일상이야말로 ‘가장 확실하고 강력한 노화 제어 실험실’이라고 강조한다.
책에는 당장 오늘부터 식탁과 침실에서 실천할 수 있는 직관적인 지침들이 가득하다. 밥을 적게 먹어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 때 굶주림에 고통스러워할 것이 아니라, 이때야말로 세포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몸속 노폐물을 스스로 청소하는 ‘자가포식(Autophagy)’ 시스템이 가동되는 기적의 시간임을 깨우쳐 준다. 또한, 공장에서 추출한 비싼 단일 성분의 영양제 한 움큼보다, 거친 채소와 과일을 껍질째 씹어 먹을 때 들어오는 수천 가지의 천연 물질들이 내 몸속에서 얼마나 거대하고 완벽한 ‘항산화 방어 네트워크’를 형성하는지 과학적으로 입증한다. 더불어 “수면 부족은 뇌를 파괴하는 가장 무서운 지름길”이라 경고하며, 우리가 깊이 잠든 사이 뇌 속에서 벌어지는 경이로운 대청소의 원리까지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과거 인류의 꿈은 그저 오래 사는 ‘수명연장’에 그쳤다. 진시황 역시 불로초를 찾아 먼바다를 헤맸다. 하지만 정작 그 해답은 멀리 있지 않았다. 내 몸 안의 항상성을 깨우고, 무너진 둑을 스스로 보수하게 만드는 절제된 식사 조절과 규칙적인 운동이야말로 가장 강력하고 확실한 과학적 불로초다. 현대 의학의 진정한 목표는 병석에 누워 기계에 의존해 생명만 연장하는 우울한 노년이 아니다. 젊음의 활력을 유지하며 끝까지 현역으로 살아가다가, 생의 마지막 순간에 짧게 앓고 떠나는 삶, 즉 건강 그래프가 끝까지 높게 유지되다가 직각으로 떨어지는 ‘사각형 인생(Square Life)’이다.
『내 몸의 생체시계를 늦추는 노화과학』은 이 위대한 사각형 인생을 완성하기 위해 우리가 반드시 곁에 두어야 할 생명과학의 뼈대이자, 가장 친절한 내 몸 사용 설명서다. “어느새 예전 같지 않다”며 신체적 위기감을 느끼는 40대, 50대부터, 병 없이 존엄한 노후를 준비하고 싶은 시니어,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의 건강을 챙기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든든한 과학적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당신의 10년, 20년 뒤의 삶을 극적으로 바꿔놓을 경이로운 노화과학이 안내하는 세계로 지금 당장 들어가 보자./이종근기자
💬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