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길목]순환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든다

먹거리에서 에너지까지, 지산지소가 여는 지역순환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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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우리는 오랫동안 성장을 이야기해 왔다. 더 많이 생산하고, 더 크게 개발하며,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지역발전의 기준이었다. 그러나 지방소멸과 기후위기, 인구감소라는 현실 앞에서 이제는 다른 질문을 던져야 한다.

무엇을 얼마나 생산하느냐보다, 그 가치가 지역 안에서 얼마나 오래 머물고 이어지느냐가 더 중요하다.

지역의 미래는 생산량이 아니라 지역 안에서 가치가 어떻게 선순환하느냐에 달려 있다.

지방이 어려운 이유는 생산하지 못해서가 아니다. 농산물도 생산하고, 전기도 생산하며, 다양한 자원과 인재도 있다. 문제는 그렇게 만들어진 가치가 지역에 머물지 못하고 밖으로 빠져나간다는 점이다.

사람은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소비는 대도시로 향하며, 지역에서 생산한 에너지는 다른 지역의 성장을 뒷받침한다. 생산은 지역에서 이루어지지만 소비와 부가가치는 지역 밖에서 만들어지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생산이 아니라, 지역 안에서 가치가 다시 이어지는 경제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최근 전북특별자치도가 미래 전략으로 제시한 '에너지 지산지소'도 같은 맥락이다. 지역에서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지역에서 우선 활용하고, 그 경제적 가치가 다시 지역으로 돌아오는 분산에너지 체계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에너지 정책이 아니라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산업을 육성하며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 전략이다.

이제 에너지도 생산보다 가치의 순환이 중요한 시대이다.

사실 완주는 오래전부터 그 길을 걸어온 지역이다.

대한민국 로컬푸드의 대표 성공 사례인 완주는 단순히 농산물을 판매한 것이 아니다. 지역에서 생산한 먹거리를 지역에서 소비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소득이 다시 농가와 지역경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왔다.

완주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신뢰를 쌓고, 지역의 가치가 다시 지역 안에서 살아 움직이는 경제를 실천해 온 지역이다.

이제는 그 경험을 더욱 넓혀야 한다.

먹거리에서 시작된 선순환이 에너지로 이어지고, 에너지의 가치가 산업 경쟁력을 높이며, 산업의 성장이 다시 일자리와 인구 유입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 교육과 문화, 관광과 복지가 더해질 때 비로소 완주는 지속가능한 지역순환경제를 완성할 수 있다.

완주는 이러한 전환을 실현할 충분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 대한민국 로컬푸드를 선도하며 축적한 경험이 있고, 풍부한 농업 기반과 재생에너지 자원, 수소산업의 성장 가능성, 산업단지와 농촌이 조화를 이루는 지역적 특성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자산을 하나의 체계로 연결한다면 완주는 먹거리를 넘어 에너지와 산업까지 아우르는 대한민국 대표 지역경제 모델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지산지소는 더 이상 농업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먹거리도, 에너지도, 산업도, 사람이 만들어 내는 모든 가치가 지역 안에서 다시 이어질 때 지역은 비로소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갖게 된다.

지역은 생산만으로 성장하지 않는다.

가치가 지역에 머물 때 성장한다.

사람이 머물고, 기업이 성장하며, 소득이 지역 안에서 다시 쓰이고, 미래세대가 희망을 품는 도시. 그것이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완주의 미래이다.

지산지소는 지역에서 생산한 것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정책이 아니다.

지역이 스스로 성장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가는 철학이다.

완주는 이미 로컬푸드를 통해 그 철학을 실천해 왔다. 이제는 먹거리를 넘어 에너지와 산업, 사람과 공동체를 하나로 잇는 더 큰 선순환을 만들어 갈 차례다.

그 길은 완주가 걸어온 길이며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완주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지역순환경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심부건 완주군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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