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자줏빛 구름(紫雲)

공유

[새전북신문]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하나로 통합하는 국군사관학교가 대전에 자운대에 들어서게 됐다. 국방부가 국군사관학교 창설을 발표해 지역의 기대감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발표 이후 반발도 만만치 않다. 자운대는 대전광역시 유성구 일대에 위치한 대한민국 국군의 3군 통합 군사 교육·훈련 시설을 뜻한다. 그 명칭은 위치한 행정동인 '자운동(自雲洞)'에서 유래됐으며, '자줏빛 구름'을 의미하는 한자는 紫雲(자운)이다.

비슷한 의미의 '자하'는 도교나 고전 문학에서 신선이 사는 이상향이나 자줏빛 노을·구름을 의미한다. 자하산(紫霞山)은 박목월의 시 '청노루'의 배경으로 등장해 널리 알려진 상징적이고 신비로운 이상향의 산이다. 청노루는 왜 파란색인가? 실제 노루는 파란색이 아니다. '청(靑)'은 시인이 부여한 색채다. 자하산(보랏빛 안개 감도는 산), 청운사(푸른 구름의 절)처럼 이 시 전체에 걸쳐 신비롭고 탈속적인 색채 이미지가 반복된다. 청노루는 이 신비로운 자연 세계의 존재감을 상징적으로 담아낸 시어다.

위봉산성(威鳳山城)은 큰 돌을 정방형으로 깎아 쌓은 것이 아니라 주위에 뒹구는 돌들을 주워다 쌓은 것 같다. 그 길이가 16km, 높이가 4~5m, 너비가 3m로 축성 당시에는 정문인 자하문(紫霞門)과 동문, 서문의 3개 문이 있었다. 무주군 설천면 삼공리 '자운담(紫雲潭)'은 무주 구천동 계곡으로, 구천동 33경 중 제18경이다. 자줏빛 구름이 물에 비친다는 뜻을 가진 소(연못)이다. 맑은 물이 고여 있는 암반 위로 불그스름한 자줏빛 구름이 흘러가며 그 그림자가 물속에 투영되어 신비롭고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낸다는 데서 유래했다. 주변의 기암괴석과 맑은 계곡물이 어우러지는 명소이다 완주군 고산면 '자운리(紫雲里)' 는 '자운(紫雲)'이라는 명칭이 포함된 고개나 마을 터가 존재했다. 대개 산세가 깊고 안개나 구름이 자주 끼는 곳 중, 아침·저녁 노을이나 햇빛에 반사되어 구름이 자줏빛(상서로운 기운)으로 빛나는 고개나 골짜기에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고창, 부안, 김제 등 평야 지대나 옛 농경지 주변 마을 중에는 봄철에 자운영(紫雲英) 꽃이 들판을 가득 채운 모습에서 유래한 지명들이 있다. 자운영은 풀 전체에 보라색·자주색 꽃이 무리지어 피어 있는 모습이 마치 '대지 위에 내린 자줏빛 구름'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과거 논에 천연 비료(녹비작물)로 많이 재배되면서 주변 마을이나 들판을 '자운(紫雲)'이라 부르기도 했다.

1992년 이 지역으로 군부대가 이전하고 통합 군사 시설이 조성되면서, 자운동의 지명을 따서 '자운대'로 명명됐다. 이는 주변에 자목련이 많이 피어 아름다운 자줏빛 구름처럼 보인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이곳에는 육군교육사령부, 국군간호사관학교 등 주요 군사 교육 기관이 자리 잡고 있다. 정부는 사관학교 생도들이 자운대에서 4년간 지내며 교육받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고학년에서는 군별 전공 교육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육사와 해사, 공사는 국군사관학교 산하의 육군학부, 해군학부, 공군학부로 재편될 전망이다. 사관학교 통합에 반대하는 여론을 잠재우는 것은 숙제로 남았다. 야권은 ''졸속 추진'이라고 비판하고, 육·해·공사 총동창회는 "각 군 사관학교의 정체성은 물론 역사와 전통을 끊고자 하는 획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이종근(문화교육부장)

💬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