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수필] 노년, 삶의 황혼에서 찾은 빛깔

우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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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귀촌을 결심했을 때, 막연히 정서 함양을 위한 몇 가지 취미를 그려보았다. 평온한 일상 속에 독서의 고요함을 더하고, 몸에 맞는 가벼운 운동으로 하루를 채워나가고자 했다. 흐르는 시간을 멈출 수 없듯, 나이를 마주하며 외로움 없이 몸과 마음을 잘 다스리고 싶은 간절한 바람이었다.

외로움은 질병보다 무섭다는 말처럼, 홀로서기에 따르는 무거운 감정을 감당하기 쉽지 않다. 진심 어린 친구를 사귀고, 따뜻한 이웃과 교류하며, 더 나아가 봉사 활동 속에 그 의미가 함축된다면 노년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라 믿는다. 백수를 누린 어르신들이 가까운 이들을 떠나보내고 대화가 단절되어 안락사를 선택했다는 이야기는, 고독이 죽음보다도 무섭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그러나 매사를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대하면 불평불만이 줄고, 외로움도 덜해진다는 것도 깨달았다. 마음이 바쁘면 한가할 틈이 없으니,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내일을 설계하며 오늘 하루를 마지막인 것처럼 충실히 산다면 늙을 틈조차 없을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젊은 날의 고군분투가 때로는 부질없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 시간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기에 소중한 부분임도 안다.

그렇다면 성공의 기준은 무엇일까?. 그리고 왜 필요할까? 만약 삶의 궁극적인 목표가 행복이라면, 성공은 행복의 수단일 것이다. 하지만 나이 들어서 자기만족과 진정한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 성공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저는 원래 성장 욕구가 강해 한 가지에 몰입하는 성격이다. 잠시라도 한가하면 무언가를 생각하고 기획하며 쉬지 못했다. 젊은 시절 직무 때문에 취미 생활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지 못했던 것이 아쉬웠다.

은퇴 후 가벼운 운동과 독서를 기대했으나, 지금은 글쓰기에 집중하고 있다. 글쓰기는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고 생각을 정리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어준다. 아내와 함께하는 취미 생활도 빼놓을 수 없다. 오랫동안 즐겨온 골프는 여전히 매력적이며, 어르신들이 즐기는 그라운드골프는 지속적이며 지인이 선물해 준 색소폰 배우기도 언젠가는 꼭 배워보고 싶다. 특히 아내와 함께하는 생활체육은 정말 잘 선택한 취미다. 취미 활동에 몰두하다 보면 허튼 생각이나 외로움에 빠질 틈이 없다. 지금의 생활에 깊이 만족하며, 늘 동반자인 아내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

행복은 매우 주관적인 것이라 생각한다. 행복의 기준이 어떤 기준이 있을까? 없다고 본다. 행복은 먼 곳에 있지 않고 늘 마음속에 자리하며, 그 마음이 편안하면 그것이 곧 행복일 것입니다. 부부가 함께 좋아하고 즐기는 것, 이는 별것 아니라 여겨질지라도 진정한 행복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지인이 메일로 보내준 ‘누렛타 오치바’, 즉 ‘젖은 낙엽’이라는 말이 문득 생각난다. 정년퇴직한 남편이 젖은 낙엽처럼 집안에만 붙어 있어 부인이 부담스러워한다는 데서 나온 말이라는데. 마른 낙엽은 바람에 쉽게 날리지만, 젖은 낙엽은 한번 붙으면 쉽사리 떨쳐내기 어려운 존재란다. 노년의 삶을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는 결국 본인의 몫임을 일깨워 준다.

이 모든 일상은 결국 마음먹기에 달려 있고,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노년의 삶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 지는 꽃이 더 아름다울 수 있고, 오랜 고목에서도 훌륭한 열매가 맺힐 수 있다. 인생에는 연습도 없고 연장전도 없다. 끝이 보이지 않아도 우리는 모두 유한한 존재이다.

저녁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우아하게 사라지는 저녁노을처럼, 노년도 그래야 한다. 80대에 가까워도 젊음은 여전히 숨 쉬며, 어쩌면 젊음을 향한 몸부림인지도 모른다. 80세는 황혼기가 아니라 새로 시작하는 40~50대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말이다.

이러한 마음가짐의 변화는 세월을 어떻게 정의할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더 이상 쇠약해지는 시기가 아니라, 풍부하고 지혜로운 삶을 살아가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나이를 제약으로 삼으면 황금기는 이미 지나간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것을 지혜와 경험의 원천으로 본다면 삶은 더 풍요롭고 깊어질 것이다. 나이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게, 고정된 어른이라는 틀을 깨고 어떻게 노년을 살아갈지, 그것이 지금 우리가 마주해야 할 중요한 질문이다.



우장식 수필가는



수필과비평 등단

수필과비평 신인상 수상

순창문인협회 회원

신아문예대학 작가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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