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김제시가 금산교회 선교기지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기초학술조사에 착수하면서 연말 잠정목록 신청을 위한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전주·광주·목포 등 8개 지자체가 연속유산 형태로 공동 추진하는 이번 사업은 한국 근대 선교문화의 독창적 가치를 세계에 알릴 소중한 기회다. 그러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라는 바늘구멍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개별적인 노력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관심과 범지자체 협력 체계의 고도화가 절써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한다.
돌이켜보면 한국의 근대 종교유산에 대한 가치 평가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지난 2011년도 학계 및 유관 기관의 기초 조사와 예비 평가 단계에서부터 이들 근대 선교기지는 '세계적 유산으로서의 충분한 잠재력과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바 있다.
10여 년 전 이미 그 가치와 진정성이 입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적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리거나 체계적인 종합 관리 지침이 부족해 잠정목록 신청이 미루어져 왔던 것은 못내 아쉬운 대목이다.
이제라도 8개 지자체가 협의체를 구성, 다시 뜻을 모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며, 과거의 좋은 평가를 실질적인 등재 성과로 이어가야 할 막중한 과제를 안게 됐다.
개신교의 토착화 과정을 독창적인 건축 양식으로 풀어낸 김제 금산교회의 'ㄱ'자형 한옥 예배당, 그리고 서구식 교육·의료의 발상지인 전주, 광주, 목포 등의 선교기지는 인류가 공동 보존해야 할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담고 있다.
이 연속유산들이 단순한 종교 유적을 넘어 대한민국의 근대화와 인권 신장, 평등사상 확산의 중심지였다는 논리를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과거 2011년의 긍정적 평가에 안주하지 말고, 한층 까다로워진 유네스코 심사 기준에 맞추어 국가유산청을 비롯한 중앙정부가 힘을 실어주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세계유산 등재, 특히 잠정목록 신청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철저한 고증과 차별화된 논리 개발이 필수적이다. 서구의 종교가 동양의 작은 나라에 토착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문화적 융합과 독창성을 세계유네스코 위원회에 어떻게 설득력 있게 전달할지가 관건이다.
이와 함께 8개 지자체가 협의체를 굳건히 하여 행정적 이견을 조율하고, 등재 이후의 보존 및 활용 방안까지 장기적인 안목으로 설계해야 한다.
이번 학술조사와 잠정목록 신청 추진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우리 근대사의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정부와 유관 지자체, 그리고 학계는 한국 근대 선교문화가 지닌 인류 보편적 가치를 증명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 주길 바란다.
세계유산 등재의 여정은 철저한 학술 고증과 외교적 노력이 수반되는 장기전이다. 문화유산의 지정과 관리를 지자체 예산에만 의존해서는 연속유산 전체의 완전성과 진정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정부는 예산과 학술 자문 등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며, 참여 지자체들 역시 긴밀한 소통으로 불필요한 이견을 조율해야 한다. 이번 추진이 한국 근대사의 외연을 넓히는 기념비적 계기가 되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각별한 의지와 실천을 촉구한다.
[사설] 근대 선교기지의 세계유산 등재 추진, 역사적 가치 재조명의 기회로 삼아야
김제시, 기초학술조사에 착수 정부와 지자체의 전폭적 지원이 성패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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