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래현 작품 '기도' 공개

가나아트센터, 기획전 '한국 현대 채색화의 정점’ 박래현 '기도'·김기창 '농악'·박생광 '무당' 한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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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우향 박래현(1920∼1976)과 운보 김기창(1913∼2001), 내고 박생광(1904∼1985) 등 한국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세 작가를 통해 채색화 흐름을 조망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다음달 5일까지 열리는 기획전 '한국 현대 채색화의 정점'은 세 작가의 회화 30여 점을 통해 한국 현대 미술사에서 채색화가 이룬 조형적 성취를 되짚는다. 이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한국화의 지평을 확장해 왔다.

선보이는 작품 30여 점은 모두 가나아트재단 소장품이다. 이호재 가나아트 회장이 오래전부터 수집했던 작품이다.

전시의 서막은 요즘 재평가가 활발한 박래현이 연다. 생전에는 당대 최고의 슈퍼스타였던 남편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으나, 2020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회고전을 계기로 '운보의 아내'라는 해묵은 꼬리표를 떼어냈다.

최근에는 박생광의 '무속' 시리즈와 더불어 '이건희 컬렉션' 해외 순회전에 나란히 포함되면서 국내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도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출품작 13점은 구상에서 출발, 입체주의와 추상화, 태피스트리, 판화를 거침없이 넘나들었던 그의 예술 세계를 총망라한다. 도쿄 유학생 출신의 부잣집 딸이었던 그녀는 1947년 청각장애를 가진 운보와 결혼해 남편의 귀가 되고, 네 자녀를 키워내는 고단한 삶 속에서도 결코 붓을 놓지 않았다. 생애 후반기에는 미국 뉴욕에서 7년 가까이 머물며 판화와 태피스트리라는 새로운 영역을 탐구하기도 했다.

전시에서는 구상의 틀을 벗어나기 시작한 반(半) 추상의 작업인 '기도'(1959)'를 비롯, 이른바 '엽전 시리즈'가 탄생한 1960년대 후반 추상회화와 말년인 1970년대 뉴욕 유학 시절 도전한 태피스트리 작업까지 다룬다.

전시에서는 박래현이 구상에서 추상 미술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남긴 기념비적 걸작 '기도'를 만날 수 있다. 서양의 입체주의적 표현 위에 스며들고 번지는 동양의 채색 기법을 절묘하게 얹었다.

화면 속 여성들이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이거나 하늘을 향해 손을 뻗는 행위를 통해 전쟁의 상흔과 삶의 고단함을 절대자에게서 구원받고자 했던 시대적 염원이 담겨있다. 1960년대 이후 추상회화로 급격히 이동하는 과정은 한국 현대 한국화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평남 남포에서 태어나 군산에서 성장한 우향 박래현은 동양화, 판화, 태피스트리 등 매체 간 경계를 넘나든 선구적 여성 작가이다. 1937년부터 경성관립여자 사범대학에서 수채화와 동양화를 배우며 화가의 꿈을 키웠다.

귀국 후 1946년 첫 개인전을 열었고, 남편 김기창(1913-2001)과의 부부전을 통해 지속적으로 활동했다. 1956년 ‘대한민국미술전람회’ 대통령상 수상, 1957년 백양회 창립 등 한국화의 새로운 흐름을 이끌었고, 1967년 상파울루 비엔날레 대표로 참여한 뒤 미국 유학을 결심한다. 뉴욕 프랫 그래픽 아트센터와 밥 블랙번 판화 공방에서 판화를 익힌 박래현은 이후 동양화, 판화, 태피스트리를 융합한 작업을 전개했다.

청년 시절 이미 독보적인 '스타 작가' 반열에 올랐던 운보 김기창은 전통 산수와 구상, 추상의 경계를 종횡무진 넘나들며 자유로운 화풍을 전개했다. 전시에서는 그의 입체주의적 시도의 연장선상에 놓인 1980년대작 '농악'과 역동적인 생동감을 분출하는 1959년작 '군상'이 주요작으로 출품됐다.

해방 후 왜색 시비에 휘말렸던 박생광은 말년에 이르러서야 전통 오방색(청·적·황·백·흑)을 전면에 내세우고 불교와 역사를 끌어오며 민족 화가로 거듭났다. 전시에선 그의 대표작 '무속 시리즈'와 함께 그가 가장 존경한 인물인 청담 스님을 모델로 한 대형 회화, '열반' 등 대표작 9점이 소개된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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