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 오현규와 남원 추어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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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사실 경기 전 몸이 너무 안 좋고 열이 38도까지 올랐어요. 모든 스태프분들과 의료진 선생님들이 극진히 보살펴주셔서 경기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 11일(현지 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 리그 1차전에서 체코를 상대로 결승 골을 넣어 2대1 승리를 이끈 오현규(베식타시)는 경기 후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1-1로 맞선 후반 35분 황인범의 크로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오현규는 이날 18번을 달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남원 추어탕집 아들로 태어나 월드컵 출국 전날에도 추어탕을 먹고 왔다는 그는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빈 끝에 한국에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16년 만의 1차전 승리를 선사했다. 그는 경기 당일 38도에 달하는 고열에 시달리면서도 경기를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3월 오현규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남들 이유식 먹을 때, 추어탕에 밥 말아 먹은 것이 튼튼한 피지컬의 비결”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나를 키운 건 만 그릇의 추어탕”이라며 “부모님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했다.

'동국문헌비고(1770년)'는 남원읍내장에 관한 기록이 수록된 문헌이다. 섬진강 상류인 남원 지역에서 '미꾸리(둥글이)'를 주재료로 사용, 음식을 만들어 먹었던 남원 추어탕은 고유의 지리적·문화적 특성을 간접적으로 걸쭉하면서도 담백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미꾸라지와 들깨, 고춧가루, 시래기 등을 모두 국내산으로 사용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유형문화유산 남원 관왕묘(關王廟) 주변과 모래꽝(모래밭)에서 자란 미나리는 유독 향과 맛이 독특하여 지역 명물로 대접받았다.

최영년의 '해동죽지(海東竹枝)'를 보면, 남원읍성 남문 밖 관왕묘(탄보묘) 앞에는 미나리밭이 있었으며, 이곳에서 자란 미나리를 '남원근(南原芹)'이라 불렀다. '해동죽지'엔 미나리밭이 겨우 몇 이랑(밭의 줄기)에 불과하다고 기록되어 있다. 규모는 작았지만 품질이 워낙 뛰어나 왕실 진상품으로 지정될 만큼 강렬한 존재감을 가졌다. 약 30여 년 전까지도 관왕묘 앞 공설시장 부근은 미나리를 기르던 '미나리꽝(미나리밭)'이었으나,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현재는 옛 미나리밭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오늘날 우리가 먹는 걸쭉하고 구수한 '남원식 추어탕'의 조리법은 1950년대 후반부터 문헌과 언론을 통해 본격적으로 기록되기 시작했다. 새집·할매추어탕 등이 남원 광한루원 인근 요천변에서 미꾸라지를 푹 고아 살만 체에 걸러내고, 지리산 고랭지 무청 시래기와 된장을 넣어 끓이는 현대적 남원 추어탕 조리법이 정립됐다.

남원시가 전국적인 명성을 가진 ‘남원 추어탕’의 원형을 복원하고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실험에 착수했다. 현재 남원 지역 추어탕 업소는 50곳 안팎이다. 시는 플랫폼 사업을 통해 남원산 미꾸리 공급량을 점진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공유 양식 플랫폼에서 키운 미꾸리는 추어탕 업소·가공 공장과 계약생산 방식으로 공급해 가격을 낮추고, 중국산 미꾸라지 중심의 시장 판도를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미꾸리 공유 양식을 타 지역과 차별화된 내수면 산업 모델로 키워 세계적인 K푸드 메카로 만들겠다는 시의 포부에 기대를 갖게 만든다. 18일 멕시코와 갖는 2차전에도 그의 빛나는 활약을 기대한다./이종근(문화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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