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교육 수장의 반복적 사법리스크를 바라보는 안타까움

눈물의 해단식이었다. 담담하게 자신의 부족함을 탓하며 도민들에게 기쁨을 드리지 못해 미안하다고 고개 숙이는 후보를 보며, 가슴 한구석이 먹먹해졌다. 정직하고 능력 있는 후보, 이미 검증된 큰일을 해본 인물을 당선시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몰려왔기 때문이다. 손안에 든든한 보물을 쥐고 있다가 한순간에 놓쳐버린 듯한 허망함과 통증이 해단식장을 무겁게 가라앉혔다.



그러나 허망함이 분노로 바뀌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쏟아져 나오는 당선인의 사법 리스크 관련 뉴스들을 접하면서다. 축하의 함성이 울려 퍼져야 할 자리에 경찰의 수사 선상에 오른 혐의들이 줄을 잇고 있으니, 이 얼마나 비극적인 역설인가.



돌이켜보면 이는 전북교육 잔혹사의 연속이었다. 이미 전북 교육계는 교육감의 허위 사실 유포로 무려 3년이라는 시간을 법정 안팎에서 보낸 사실을 경험했다. 금쪽같이 귀한 3년 동안, 당시 교육감이 전북 교육의 미래와 학생들이 행복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을지 의문이 든다. 어쩌면 전북 교육에 대한 고뇌보다는, '혐의없음'이라는 판결을 받아내기 위한 개인적 고뇌와 방어에 모든 정력을 쏟아부었을 것이다. 그 대가는 고스란히 전북의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공교육의 질 저하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그런데 이번에 드러난 사안들은 그때보다도 훨씬 엄중하고 치밀하다는 점이다. 사전 선거운동 재판에 따른 6천4백여 만원의 변호사비와 벌금 대납 의혹은 “정치자금법 위반”이라는 중죄에 해당한다. 교육감 당선자는 자신에게 드리워진 사법 리스크를 해결하려다 오히려 범죄의 덩치를 더 키운 꼴이 되고 말았다. 그런 데다가 '○사랑 카페'라는 사적 공간을 통해 조직적으로 문자 발송 등 치밀하게 계획된 사전 선거 혐의들이 속속 제보되었다. 더욱 참담한 것은 이름만 대면 알 만한 현직 교사와 교장, 교육청 공무원들까지 선거 개입 의혹에 연루되어 있다는 것이다. 어떤 선거보다도 공명정대해야 할 교육감 선거가 치열한 정치판보다 더 심각하게 오염되었다는 신호탄 같아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선거 막판에 이러한 사실들이 제보를 통해 드러났지만, 이를 전북도민에게 모두 알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최근 도경찰청 반부패수사대에 이 사건이 이첩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이번에도 도민들은 교육 수장이 수사를 받기 위해 포토라인에 서고, 법정 문을 수시로 오가는 부끄러운 장면을 지켜봐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만에 하나 교육감 재선거라는 최악의 사태를 맞이하게 된다면, 막대한 세금 낭비와 교육 행정의 공백은 물론이요, 결격 사유가 있는 후보를 제대로 검증하고 걸러내지 못한 전북도민의 불명예는 어떻게 씻을 것인가.



왜 우리는 이토록 부끄럽고 참담한 일을 마주해야 하는가. 그것은 우리가 사람을 판단하는 '공정한 시각'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능력과 정직함" 이라는 본질 대신 "나와 비슷한 성향이니까", "나와 학연과 지연이 같으니까“ 라는 등의 맹목적인 진영 논리와 연고주의 탓이다. 교육감 업무가 중지되는 혹독한 대가를 이미 경험했으면서도 또 망각이라는 늪에 또 빠지고 만 것이다.



선거는 끝났지만, 과반 이상의 지지를 받았음에도 마음이 개운하기는커녕 참담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진실이 거짓으로 가려지면서 교육의 가치가 짓밟히는 이 상황은 비단 전북만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 정치판의 암담한 자화상이다. 선거란 과연 우리 사회의 최적화된 인물을 뽑는 합리적인 시스템인가라는 근원적인 의문이 멈추지 않는다./송일섭(염우구박인문학교실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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