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장수군 100만 관광 시대, 이제 ‘하룻밤’경쟁이다

최한주 장수군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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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 장수군을 찾은 관광객 수가 980,385명을 기록했다. 100만 관광 시대가 눈앞이다. 그동안 누리파크, 승마레저파크 등을 거점으로 외연을 확장해온 결과다. 장수군은 2024년 관광산업과를 신설하고, 흩어져 있던 관광명소 관리를 하나로 모으는 등 관광자원 관리체계를 정비했다. 이제는 양적 팽창을 발판으로 질적 성장, 지속가능한 발전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정부가 관광을 지역발전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가운데, 최근 제11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이부진 한국방문의해위원장은 관광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며 ‘방문객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겪게 될 불편이 무엇인지 먼저 살피는 것’을 강조한 바 있다. ‘100만 관광시대’ 샴페인을 터트리기에 앞서, 우리 지역을 방문한 이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것은 무엇인지, 또 이를 해소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지 고민해야 할 때다.

장수군은 트레일레이스 뿐만 아니라 침령산성 관광자원화 등 역사문화권 관광산업단지 조성, 논개생가지 재생사업, 신광재 산악관광진흥지구 조성 등 다양한 관광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숙박시설이다. 산악 트레일 레이스, 승마대회, 축구대회 등 각종 스포츠 대회 참가자와 방문객들은 잘 곳이 없어 장수에 계속 머무르지 못하고 당일 귀가하거나 남원 등 인근 지역에서 숙박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체험과 외식, 농특산물 소비 등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충분히 연계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 지역에 체류하는 생활인구가 자연과 문화, 먹거리와 농특산물을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체류형 관광’ 기반 조성이 시급하다. 이들이 각종 행사와 대회 참가에 그치지 않고 농촌체험과 승마·트레킹 프로그램을 경험하고 지역 음식점을 이용한 후, 하룻밤 자고 돌아갈 때 장수 한우·사과·오미자 등 우수 농특산물을 구매할 수 있는 로컬푸드 및 직거래 판매체계를 연계해야 한다. 숙박은 곧 소비활동으로 이어진다.

특히 트레일레이스 참가자들은 일반 관광객과 달리 동호인이나 가족, 친구와 함께 방문하는 경우가 많고, 대회 특성상 사전 답사와 숙박, 식사, 재방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맞춰 군 관광산업과는 트레일레이스를 중심으로 한 체류형 관광 사업을 역점 추진 중이다. 또한, 대회뿐만 아니라 트레일아카데미, 사전 코스 체험, 로컬푸드 연계 등 연중 진흥 프로그램을 통해 ‘언제든 찾을 수 있는 트레일 도시’로 자리 잡겠다는 복안이다. 이와 더불어, 지역 내외 소상공인 및 기업 컨설팅을 통해 지역에 정착하여 산업을 육성시킬 수 있는 환경을 꾸준히 조성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숙박시설 신축도 중요하지만, 행정과 농협이 협력하여 농외소득 확대와 6차산업화 사업의 일환으로 농촌 민박을 고급화하는 정책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특히 농촌의 기존 주택과 유휴시설을 활용하고, 신규 숙박시설은 주민 주도형으로 희망 농가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되, 리모델링 비용과 환경개선 사업은 행정이 보조하는 방식이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대규모 개발사업보다 지역 주민의 참여를 높이고, 농가 소득 증대와 지역경제 순환효과를 동시에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스포츠 대회 참가자들이 단순 방문객이 아닌 체류형 생활인구로 이어져 외식업·체험업·농특산물 판매 증가와 재방문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행정과 주민, 농협이 함께 협력하여 ‘스포츠 + 체류관광 + 농촌체험 + 로컬푸드’가 연계된 지역순환형 경제모델을 구축한다면,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농촌 활력 회복을 실현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국립트레일센터, 소방심신수련원 같은 기관 유치는 상시 숙박 수요를 창출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다. 안정적인 수요가 확보될 때 비로소 민간 숙박 시장도 자생력을 갖추게 된다.

전남 나주시는 관내 숙박업소 이용시 지역사랑상품권과 포인트, 관광지 할인 등의 혜택을 지급하는 ‘1박2득’이라는 지원책을 내세우며 체류형 관광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수군도 질문을 바꿔야 할 때다. 얼마나 오래 머물고, 무엇을 경험하며, 지역 안에서 어떤 소비로 이어지느냐를 고민해야 한다. ‘100만 관광 시대’는 끝이 아니라 출발점이다. 장수관광의 경쟁력은 이제 방문객 숫자가 아니라 체류 시간으로 결정될 것이다. ‘하룻밤 더 머물고 싶은 곳’을 만들기 위한 경쟁은 이미 시작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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