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직 경찰관이자 서예가로 활동중인 호암(湖巖) 한강수 작가가 자신의 서업(書業) 을 망라하는 첫 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전통의 법고(法古)를 바탕으로 현대적 미감을 치열하게 탐구해 온 작가가 6일부터 11일까지 전북예술회관 1층 기스락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원광대학교 동양대학원 서예문화학과 석사 졸업 전시를 겸해 마련, 그 의미가 더욱 깊다.
이 전시는 신산 김성덕 원광대 대학원 교수(한문 서예), 소안당 김연 원광대 대학원 교수(문인화), 예당 한소윤 원광대 대학원교수(한글서예) 등을 사사, 묵향과 함께 걸어오면서 치열한 정진과 집념을 선보이는 자리다.
이번 전시는 백범 김구 선생의 문장을 담은 가로 5미터 60센티미터, 세로 2미터 70센티미터의 초대형 대작 '내가 원하는 나라'를 비롯, 풍경, 난, 파초 등 다채로운 서화의 향연으로 꾸며진다.
현재 덕진경찰서 솔내파출소에서 근무하며 민생 치안을 책임지고 있는 그는 주독야경(晝讀夜耕)의 자세로 퇴근 후 밤마다 붓을 잡고 예술적 혼을 불태워왔다. 일찍이 전주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법학도였던 그가 붓을 잡고 전북미술대전 특선, 전국온고을미술대전 특선을 거쳐 경찰청 문화대전 최우수상을 거머쥐기까지 그의 서업(書業)은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이자 정진의 과정이었다.
이번 첫 개인전엔 한글과 한문 서예, 문인화, 전각 등 서예 예술의 전 분야를 아우르는 대작과 소품 40여 점이 출품, 호암의 깊고 넓은 예술적 스펙트럼을 유기적으로 보여준다.
한문 예서체 대작 주돈이의 '애련설(愛蓮說) 3폭 연작’은 세속에 타협하지 않고 지조를 지키는 군자의 기상을 담은 문장이다.
한예(漢隸)의 고법에 기반한 단단한 결구와 굳센 선질은 치안 현장에서 묵묵히 중심을 잡아온 작가의 삶과 닮아있으며, 가로 2.1미터에 달하는 화면에서 웅장한 장법의 미학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이어지는 한글 서예 작품들은 전통의 현대적 변용이라는 서예가의 시대적 책무를 증명한다.
김정희 선생이 아내에게 보낸 ‘추사 한글 편지’는 흘림체의 부드러움 속에 강인한 골기(骨氣)를 숨겨둔 수작으로, 고전의 필의를 현대적 감각으로 맥을 짚어냈다.
경찰청 문화대전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겼던 신경림 시인의 명시 ‘갈대’는 훈민정음 판본체의 파격적인 변용을 시도했다. 목판본을 연상시키는 두껍고 묵직한 기하학적 미감과 높은 밀도의 장법은 ‘속으로 울 수밖에 없는 삶의 고독과 슬픔’을 시각적 충격으로 승화시키며 큰 울림을 준다.
호암의 예술 세계는 서화동원(書畵同源)의 정신을 바탕으로 문인화 영역에서 만개한다. 출품작 ‘깨달음(鷄菊圖)’은 생동감 넘치는 수탉의 기상과 청초한 푸른 국화를 대비시킨 채묵화다.
서예로 다져진 단단한 필력(骨法用筆) 위에 과감한 채색과 사선 구도의 여백 미학을 더해, 전통 문인화가 지녀야 할 격조 높은 문기(文氣)와 현대적 세련미를 동시에 성취해 냈다.
작가는 "솔내파출소에서 주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틈틈이 선생의 가르침을 받으며 묵향으로 마음을 다스려왔다"면서 "원광대 동양대학원 석사 과정을 마무리하며 선보이는 이번 첫 개인전이 도민들과 동료 경찰관들에게 깊은 울림과 서예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전주대학교 법학과와 원광대학교 동양대학원 서예문화학과 석사이다. 경력경찰청 문화대전 서예부문 최우수상, 전북미술대전 서예부문 특선, 전국온고을미술대전 서예부문 특선 등을 했다. 현재 탐묵회와 소안화묵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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