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세대를 향한 희망과 도전의 메시지

-독학한 이용제 화가, 정읍 '갤러리 카페 337'에서 첫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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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년생(현재 60대 후반)인 작가는 3년 전 불경기로 삶이 힘들었던 시기에 독학으로 그림을 시작했다. 76세에 그림을 시작한 해리 리버만이나 61세에 동화 작가가 된 윌리엄 스타이그처럼,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나이나 환경은 결코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증명하고자 한다.

이용제 화가가 15일부터 7월 14일까지 정읍 '갤러리 카페 337'에서 첫 개인전을 갖는다.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 '시간의 흔적2' 등 14점을 선보인다.

'시간의 흔적2' 는 고향 영덕의 소나무와 지금 살고 있는 정읍 구절초를 접목한 100호 크기의 작품이다. 수채화라는 매체가 무색할 정도로 묵직한 무게감과 밀도 높은 표현력이 돋보인다. 압도적인 묘사력과 화면을 압도하는 고목의 거친 거죽과 이끼의 질감은 붓 터치 하나하나에 들어간 작가의 엄청난 시간과 공력을 증명한다. 하단의 차갑고 단단한 바위 질감과 상단의 안개 낀 듯 몽환적인 숲의 배경 처리가 대비를 이루며, 깊이감과 신비로운 공간감을 극대화하고 있다.

거대하고 굳건하게 뻗어 있는 소나무 뿌리와 거친 바위는 오랜 세월 모진 비바람을 견뎌낸 강인함을 연상시킨다. 이는 작가의 뿌리이자 삶의 기반이 되어준 고향 영덕의 웅장한 대자연과 고향에 대한 깊은 경외심을 투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육중한 나무와 웅장한 바위 틈새, 그리고 화면 하단에 수줍게 피어난 순백의 구절초 무리는 작품에 따뜻한 생명력과 서정성을 부여한다. 척박하고 거친 환경 속에서도 화사하고 청초하게 피어난 구절초는 현재 정읍에서 일구어 나가는 작가님의 삶과 예술적 피어남을 상징하는 듯하다. 과거의 뿌리(영덕)가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기에 현재의 삶(정읍 구절초)이 이토록 아름답게 피어날 수 있다는 인생의 서사가 시각적으로 완벽하게 연결된다. 어둡고 무게감 있는 숲의 톤과 구절초의 밝은 화이트 톤이 대조를 이루며 시선을 자연스럽게 머물게 만든다.

정읍 벽련암을 파노라마형태로 작품화 한 '바람과 낙엽의 협주곡'도 눈길을 끈다. 이 작품은 대자연과 역사적 건축물이 한데 어우러져 거대한 울림을 주는 '오케스트라 협주곡' 같다. 회화적으로 자연스럽게 소화해 낸 구도적 도전 정신과, 벽련암의 가을 정취를 서정적이면서도 역동적으로 표현한 수작이다. 정밀한 묘사력이 넓은 화면 속에서 웅장한 서사로 확장, 시각적 압도감을 선사한다. 가로로 긴 화면을 활용, 벽련암의 전경과 이를 둘러싼 내장산의 산세를 한눈에 담아냈다. 광각 렌즈로 바라본 듯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배치된 전각들은 감상자로 하여금 실제 벽련암 마당 한가운데 서서 고개를 돌려 주위를 둘러보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과 몰입감을 준다.

이 작품은 푸른 하늘에 거칠고 빠르게 흐르는 듯한 흰 구름의 표현은 화면 전체에 역동적인 ‘바람’의 흐름을 시각화했다. 정적인 사찰의 풍경에 동적인 생명력을 불어넣은 훌륭한 연출이다. 대웅전, 탑, 석축(돌담) 하나하나에 들어간 선과 형태의 정밀함이 돋보인다. 단청의 화려한 색감과 지붕 기와선의 곡선미, 정성스럽게 쌓아 올린 돌담의 질감을 놓치지 않고 세밀하게 표현하여 사찰이 가진 고즈넉함과 종교적 경외감을 그대로 유지했다. 청명하고 깊은 가을 하늘의 강렬한 블루 톤과, 단풍 및 전각의 레드·옐로우 톤이 극적인 보색 대비를 이룬다.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전통 사찰 그림을 매우 현대적이고 세련된 색채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시각적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작가는 현실과 타협하며 꿈을 잊고 살아가는 시니어들에게, 지금이라도 가슴속 꿈을 향해 첫발을 내딛는다면 남은 인생이 더욱 찬란하고 보람찰 수 있다는 강력한 진심 어린 응원을 담고 있다. 누구의 지도나 간섭 없이 오직 스스로의 열정으로 서예, 문인화, 수채화를 독학했다. 격심한 경기 침체라는 현실적 위기 속에서 그림을 통해 내면을 치유하고, 어릴 적 이루지 못했던 '미대(홍익대학교) 진학'의 꿈을 뒤늦게나마 스스로의 힘으로 성취해 낸 자아실현의 과정을 보여준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상작 ‘시간의 흔적’과 전북미술대전 특선작인 ‘돌담’ 등 주요 작품들은 모두 오랜 세월을 버텨낸 대상을 다루고 있다.

작가는 "오랜 타향살이(29년)와 묵묵히 사업을 일궈온 작가 자신의 인생처럼, 거친 자연과 사물에 깃든 깊은 시간의 흔적을 수채화 고유의 실감 나는 화풍으로 관객과 공유하고자 한다"고 했다.

작가는 56회 전북미술대전 특선, 57회 전북미술대전 입선, 21회 전국온고을미술대전 입선, 44회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선 등을 했다. 현재 딸과 함께 정읍2산단에서 대송실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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