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는 줄이고 열을 만든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스마트축산환경과 이유경 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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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분뇨는 오랫동안 퇴·액비로 활용되며 농업 현장에서 중요한 자원으로 쓰여 왔다. 그러나 축산이 밀집된 지역에서는 처리 부담이 커지고, 악취·수질 민원도 반복되면서 새로운 해법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가축분뇨를 에너지로 전환하는 ‘고체연료화’ 기술이 탄소중립 시대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발전소나 대형 보일러에서 활용 가능한 연료로 만들기 위해 제도와 기술을 동시에 정비해 나가고 있다. 단순한 폐기물 처리를 넘어 에너지 자원으로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욱 크다.

하지만 고체연료화가 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원료의 불균일성과 연소 안정성이다. 가축분뇨는 축종, 사육 환경, 깔짚 종류에 따라 수분과 회분 함량이 크게 달라 동일한 공정을 적용해도 연료 품질 편차가 발생하기 쉽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이러한 ‘기술적 공백(Technical Gap)’을 메우는 데 연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분뇨의 수분 함량과 에너지 특성을 정밀하게 분석해 연료로 활용 가능한 기준을 정립하고, ‘가축분 고체연료 공동기획단’을 통해 합리적인 품질 기준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기술 개발의 방향은 명확하다. 하나는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연소를 방해하는 요인을 제어하는 것이다. 단순히 발열량을 높이는 것을 넘어, 설비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안정적으로 연소되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가축분뇨는 원래 회분(무기물) 함량이 높아 단독 연소 시 ‘슬래깅(재가 녹아 붙는 현상)’이나 부식 위험이 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농업부산물(영농부산물, 커피박 등)과의 혼합 기술을 최적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도 개선도 병행되고 있다. 고체연료의 성형 규제가 완화되고, 보조원료 사용이 허용됨에 따라, 기술적 효과가 더욱 극대화될 전망이다.

또한, 수분이 많은 분뇨 처리를 위해 ‘수열탄화(Hydrothermal Carbonization)’ 공정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건조 공정 없이 고온·고압의 물 안에서 분뇨를 탄화시키는 기술로, 에너지 밀도가 높은 ‘하이드로차’를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악취와 병원균이 완전히 제거될 뿐 아니라, 액상 부산물을 액비로 재자원화하는 연계 공정을 통해 분뇨 처리의 완결성을 높일 수 있다.

향후에는 실험실 단계를 넘어 실제 활용 단게에서의 안정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연소 후 남는 재를 비료 원료로 재활용하는 기술까지 함께 완성해야 한다.

가축분뇨 고체연료화는 단순한 처리 기술을 넘어 환경 문제 해결과 에너지 전환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현장과 연구가 긴밀히 이어진다면 이 기술은 농촌의 부담을 줄이고 새로운 에너지 자립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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