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미래]머물고 상주할 여건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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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 인구 소멸과 소득 격차는 국가 균형 발전의 큰 장애로 지적된 지 오래다. 그러나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는 추세여서 국가의 장래가 우려된다. 전라북도 역시 유사한 상황으로, 인구 감소에 따른 소멸이 예상되는 군·면 지역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출산율 감소와 수도권 집중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특정 지역에서 인구가 증가하는 사례도 나타난다. 이는 일자리 창출, 거주 환경 개선, 산업단지 유치 등 사람을 끌어들일 여러 여건이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주 여건이 갖춰지면 인구 유입은 자연스럽게 뒤따른다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전북도가 품고 있는 유형·무형의 천혜의 자원을 면밀히 점검하고, 대내외 여건을 재평가해 지역 활성화를 통한 인구 유입과 소득 창출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수십 년간 지지부진하던 새만금에 대기업이 AI 등 신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이 사업이 실질적으로 추진되도록 기업은 물론 전북도와 중앙정부가 함께 치밀하고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대기업 유치는 산업단지 활성화로 이어지고, 우수 인력의 정착과 함께 가족 및 연관 기업의 유입을 촉진해 지역 인구 증가와 상주인 소득 확대라는 선순환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기업 유치와 더불어, 전라북도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자원을 적극 활용하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도 병행되어야 한다.

전라북도가 가진 천혜의 자연 자원은 타 지역과 비교할 수 없는 경쟁력이다. 이를 최대한 활용해 인구 유입과 지역민 소득 향상으로 연결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내장산은 단풍철에 관광객이 집중되는 단발성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내장사와 백양사를 잇는 관광벨트를 조성하고, 숙박과 체험·놀이 시설을 확충해 체류형 관광지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무주 태권도원은 이미 전국적인 명소로 자리 잡았고, 태권도는 세계인이 즐기는 스포츠이자 한국의 정신문화를 알리는 중요한 매개다. 무주지역에 태권도 특화 고등학교 설립 구상도 인구유입과 지역 활성화에 바람직한 계획이며 지역 특화에 기여 할 것이다. 인근의 스키장과 구천동의 절경을 연계해 사계절 체류형 관광·훈련 프로그램을 구축한다면, 국내외 태권도인들이 머무르며 훈련과 관광을 병행하여 지역을 세계에 알리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순창의 경우, 고추장 등 장류 산업을 중심으로 교육과 창업을 연계하는 전문기관 설립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세계적 관심 대상인 전통발효식품 기술을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사업화까지 연결한다면 지역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 고창의 선운사와 도솔암 일대는 뛰어난 자연경관과 문화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 지역을 현대인의 정신 수양과 명상의 공간으로 발전시켜 체류 여건을 조성한다면, 문화와 치유가 결합된 새로운 관광 거점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전주 한옥마을은 이미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관광지로 방문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체류형 관광으로의 전환은 아직 부족하다. 전통문화 체험, 종교 유적, 공연 콘텐츠 등을 연계해 며칠씩 머무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죽림 온천은 우수한 수질과 주위의 자연환경, 교통 편 등 관광자원 면에서 높은 잠재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활용이 미흡하다. 숙박시설과 치유 프로그램을 결합해 휴식과 재충전 기회를 제공하는 체류 형 온천 관광지로 발전시킨다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인근 자연휴양림과 연계한 치유 프로그램 역시 현대인의 정신건강 개선에 효과적인 자원이 될 것이다.

고창 청보리 축제 또한 일회성 방문에 그치지 않도록 지역 특산물과 해안 경관을 연결한 관광 코스를 개발해 체류형 관광으로 확장해야 한다. 복분자주와 바지락 등 지역 특산품을 지속적으로 고급화하고 브랜드화한다면 지역 소득 증대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결국 산업단지 활성화와 더불어 지역이 가진 차별화된 자연·문화 자원을 활용해 ‘머물고 싶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체류형 관광과 정주 여건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전략을 통해 사람을 끌어들이고, 지역에 머물게 하는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다./신동화(한국과학기술한림원 종신회원,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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