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팀이냐 독자생존이냐”…이원택·김관영 ‘혈투’, 전북 민심 어디로 향하나?

민주당 조직력 vs 무소속 돌풍 정면충돌 새만금·기업유치·내발적 발전 놓고 경제 비전 '충돌' 전북도지사 선거, 정책보다 '정치 프레임' 전면전 양상

6·3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중반전에 접어들면서 전북도지사 선거가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후보와 무소속 김관영 후보가 사실상 양강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양측의 공방은 정책 경쟁을 넘어 정치적 정통성과 도덕성 검증 전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전북CBS ‘라디오X’(무소속 김관영후보 20일,민주당이원택후보 22일 출연)와 22일 KBS전주총국에서 열린 후보 토론회등에서 이번 선거가 단순한 지방행정 책임자를 뽑는 차원을 넘어 “누가 이재명 정부와 전북의 연결고리가 될 것인가”를 둘러싼 정치 대리전 성격까지 띠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원택 후보는 “대통령도 민주당, 도지사도 민주당이어야 전북 대도약이 가능하다”며 집권여당 프리미엄을 극대화하고 있다. 반면 김관영 후보는 “정청래 체제의 공천 독주를 심판해야 한다”며 민주당 지도부와 각을 세우면서도 자신 역시 “친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전북판 친명 적통 경쟁”이라는 해석까지 나온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민주당 조직력과 김관영 후보 개인 경쟁력의 충돌이다.

이 후보는 경선 경쟁자였던 안호영 의원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끌어안으며 당내 원팀 체제를 구축했다. 여기에 14개 시·군 민주당 조직망과 중앙당 지원 체계까지 더해지면서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인 전북에서 안정적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이 읽힌다.

반면 김 후보는 “무소속이지만 중앙정부와 충분히 소통 가능하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이재명 대통령과 무소속 출마 과정에서 직접 통화했다고 공개하며 정치적 고립 우려 차단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는 민주당 공천 탈락 이후에도 상당한 중도·실용 성향 지지층을 흡수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이번 선거 최대 변수 가운데 하나는 양측이 정면 충돌 중인 ‘비상계엄 사태 대응’ 논란이다.

이원택 후보는 김관영 후보가 행정안전부의 청사 폐쇄 지침에 순응했다며 “내란 동조 방조 의혹에 대한 정치적 책임이 있다”고 공격하고 있다.

반면 김 후보는 특검의 무혐의 처분을 근거로 “정치적 음해”라고 반격하며, 오히려 이 후보 측이 도청 공무원들까지 수사선상에 오르게 만들었다고 역공을 펼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양측 모두 법적 판단보다 정치적 해석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 후보는 “사법적 무혐의와 정치적 책임은 별개”라고 주장하고 있고, 김 후보는 “정치생명을 걸겠다던 발언의 책임부터 져야 한다”고 압박한다.

결국 이번 논란은 사실관계 다툼을 넘어 “위기 상황에서 누가 더 민주주의 원칙에 충실했는가”라는 상징 전쟁으로 번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유권자들의 관심은 결국 먹고사는 문제, 즉 경제 공약의 현실성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원택 후보는 ‘내발적 발전 전략’을 핵심 성장 모델로 제시했다.

외부 기업 유치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지역 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전북성장공사’ 설립 공약은 싱가포르 테마섹 방식의 전문 투자·육성 플랫폼을 벤치마킹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는 전북 경제의 핵심 위기를 “지역 생태계 붕괴”로 규정한다.

인구 유출과 청년 이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기업 성장 사다리를 만들겠다는 논리다.

여기에 새만금 국제 에너지 도시 조성과 RE100 기반 산업 유치 전략도 함께 내놓으며 미래 산업 담론까지 확장하고 있다.

반면 김관영 후보는 “내부 역량만으로는 전북 경제 회생이 불가능하다”며 대기업 중심의 외부 투자 유치 전략을 강조한다. 50조 투자 유치와 15개 대기업 유치 공약은 다소 공격적이지만, 그는 지난 임기 동안 현대차 등 대기업 투자 협약 성과를 근거로 실현 가능성을 주장한다.

특히 새만금 개발을 두고 군산·김제·부안 통합론까지 꺼내든 것은 상당히 파격적이다. 행정구역 통합을 통해 대규모 국비 지원과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인데, 현실적 난관도 적지 않지만 선거판에서는 강한 주목도를 확보하고 있다.



김관영 후보가 일정 수준 이상의 득표력을 입증할 경우 향후 호남 정치 지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원택 후보가 민주당 조직력을 앞세워 안정적 승리를 거둘 경우, 이재명 정부 초기 호남 장악력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전북도지사 선거 흐름은 정책 경쟁보다 감정적 공방과 정치 프레임 대결이 과도하게 부각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마지막 방송 토론회에서도 새만금 기업 유치와 내란 방조 의혹을 둘러싼 충돌이 반복되며 정책 검증의 밀도가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전북 민심은 지금 “안정적 여당 체제”와 “독자적 실용 리더십” 사이에서 마지막 저울질에 들어간 모습을 연출해 유권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정종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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