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간 이가 흔들거려 국물에 말은 밥이나 죽으로 끼니를 때웠다. 치과에 다녀오니 치아가 부러졌다고 했다. 염증 때문에 뿌리까지 뽑지는 못하고 깨진 부분만 정리했다.
치과를 다녀온 뒤 다시 회사로 복귀했다. 어느새 퇴근 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나는 6시 퇴근 후 곧바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간다. 그래서 저녁을 라면으로 때우거나 건너뛸 때도 있다.
집으로 가려는데 회사 주방에서는 가족끼리 김밥을 준비하고 있었다.
“우와. 나도 김밥 좋아하는데.”
“먹고 가요.”
“시간이 다 돼서 이제 가봐야 해요. 편의점 놀러와요. 박카스 사줄게요.”
농담처럼 말을 남기고 편의점으로 출근했다.
늘 하던 대로 음료를 채우고 과자를 진열하며 손님을 맞이했다. 저녁 배송 상품까지 정리하고 있는데 익숙한 얼굴 하나가 들어왔다. 회사 동료였다. 저녁에 먹으려고 준비했던 김밥을 싸 들고 온 것이다.
나는 뭐 이런 걸 다 싸왔냐며 웃었지만 마음은 참 고마웠다.
사람을 향한 배려는 누군가에게서 전달되어 또 다른 사람에게 흘러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다음 날이었다. 어린이날 행사 상품을 진열하고 있는데 한 남성이 주문 상품을 찾으러 왔다. 하지만 이미 오전 근무자에게 판매된 상태였다.
인근 매장도 모두 품절이었다.
돌아서는 손님을 보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손님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미안한 마음에 밤새 오탈자 수정한 후 가방 속에 있던 내 첫 시집 『봄은 사계절 다음에 온다』를 꺼내 선물로 건넸다.
그렇게 잊고 있었는데 며칠 뒤 편의점 사장님에게 연락이 왔다. 어떤 군인 장교 한 분이 시집 선물에 대한 고마움이라며 별사탕 건빵을 두고 가셨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그 건빵을 바라보다가 문득 깨달았다.
배려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누군가의 작은 마음은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고 또 다른 사람에게 흘러간다는 것을.
나는 그 마음을 나에게 태도를 가르쳐준 멘토께 스승의날 선물로 전했다.
오늘 나는
받은 마음을 다시 건네는 선택을 했다./최정미(고흥 해맑음농업회사법인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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