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선거운동 돌입을 눈앞에 둔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선거판이 심상치 않게 요동치고 있다.
당초 더불어민주당의 무난한 압승이 점쳐졌던 전북 지역이 현직 지사인 무소속 김관영 후보가 상승세를 타며 이번 지방선거 최대의 격전지로 부상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 체제의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제명)된 김 후보가 당을 나와 독자 노선을 걷기 시작하면서, 전북 민심은 서서히 갈라지는 양상이다.
급기야 전북 도내에서는 '정청래 사당화 저지범도민대책회의' 등 반발 단체들이 조직되어 연일 항의 시위를 벌이는 등 주말 내내 격렬한 진통이 이어졌다.
민주당 지도부의 발걸음도 급해졌다.
텃밭의 균열을 감지한 당 지도부는 전북 방문 빈도를 눈에 띄게 늘리며 내부 위기감을 방증했다.
지난 17일 전북 도당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한 정청래 대표는 친명계 핵심인 조정식 차기국회의장 후보자를 이원택 민주당 전북지사 후보의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전면에 내세우며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날 현장에는 이 후보 측의 식비 대납 의혹 감찰을 요구하며 12일간 단식 농성을 벌였던 안호영 의원도 공동선대위원장 자격으로 합류해 겉으로는 '원팀'의 구색을 맞췄다.
정 대표는 안 의원의 헌신에 대해 "당 차원의 특별한 보상을 강구하겠다"며 달래기에 나섰다.
하지만 내부의 앙금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마이크를 잡은 안 의원은 "경선 과정에서 아쉬운 장면들을 보았다"라며 "많은 도민들께서 여전히 아쉬움과 비판의 목소리를 갖고 계신다.
당이 성찰하고 고쳐야 한다"고 뼈아픈 쓴소리를 남겨, 여전히 가시지 않은 당내 갈등의 단면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민주당을 둘러싼 분열의 조짐은 지지층 사이에서 한층 과격한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불거진 '정청래 대표 테러 위협 글'을 두고 당원 간의 책임 공방이 극에 달했다.
"대표를 지켜야 한다"는 친청계와 "뉴이재명계를 겨냥한 갈라치기냐"고 반발하는 친명계 간의 감정싸움으로 비화했다.
여기에 조정식 차기국회의장 후보자의 선대위원장 위촉을 둘러싼 정무적 적절성 논란까지 더해졌다.
비록 공식 취임 전이라 할지라도 사실상 행정부를 견제하고 여야를 중재해야 할 입법부 수장(국회의장)으로 내정된 인물이, 특정 정당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 일선에 뛰어드는 것이 국회법상 중립 의무에 부합하느냐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쏟아지고 있다.
무소속 김관영 후보는 이러한 민주당의 난맥상을 파고들며 '투표 혁명'과 '사심 공천 심판론'을 전면에 내걸었다.
대리운전비 살포 의혹 등으로 제명된 김 후보는 최근 내란 방조 혐의에 대해 특검 무혐의 처분을 받으며 사법 리스크를 털어냈다.
김 후보 측은 "이번 선거는 전북을 막대기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오만을 심판하는 선거"라며, 도민들의 자존심을 자극해 지지율 확장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반면 민주당 이원택 후보는 '이재명 정부와의 톱니바퀴 공조'를 내세워 정면 돌파를 시도 중이다.
이 후보 측은 대기업 투자 유치와 새만금 개발 등 굵직한 지역 현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지방정부-입법부'가 하나로 연결된 집권 여당의 강력한 추진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텃밭 사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전북 지역의 부동층 비율은 쉽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지난해 12·3 계엄 사태 이후 거대 양당이 유튜브와 강성 팬덤 정치에 매몰되어 극단적인 정쟁만을 일삼은 탓에 유권자들의 정치 혐오증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양당의 진흙탕 싸움에 실망한 중도층이 마음을 닫아걸었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유권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실질적인 민생 대책을 정치권이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일선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북 지역 20대는 '청년 일자리 부족'을, 30대부터 60대까지는 '부동산 및 정주 여건 개선'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선택했다.
그러나 현재 전북지사 선거전은 정책 대결 대신 공천 잡음, 제명 공방, 팬덤 간의 감정싸움만 전면에 노출되면서 유권자들의 무관심과 무당층 확대를 부추기고 있다.
결국 오는 21일 부터 시작되는공식 선거운동 기간 동안 어느 후보가 도민들의 피로감으로 까지 번진 진흙탕 공방전을 넘어 도민들의 팍팍한 삶을 달래줄 '체감형 민생 해법'을 내놓느냐에 따라, 격전지로 변모한 전북의 최종 승자가 가려질 전망이다.
/서울=정종인기자
'민주당 텃밭' 전북, 순식간에 격전지로… '사당화 논란' 속 안개 정국
김관영 무소속 선전에 민주 지도부 다급한 ‘원팀’ 행보 공천 잡음·중립성 논란에 극단적 팬덤 정치까지… 부동층 표심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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