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기는 단순히 누군가 집이나 땅을 많이 샀다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사회의 피가 흘러야 할 길을 막는 일이다. 돈이 공장으로, 가게로, 청년 창업으로, 농업과 지역경제로 흘러가야 사회가 산다. 그런데 돈이 땅으로만 몰리면 사회는 앞으로 가지 못한다. 일하는 사람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땅을 먼저 잡은 사람만 앞서간다. 이것이 부동산 투기의 가장 큰 해악이다.
집은 사람이 사는 곳이어야 한다. 땅은 공동체가 함께 딛고 서는 터전이어야 한다. 그런데 투기가 시작되면 집은 삶의 공간이 아니라 돈벌이 상품이 되고, 땅은 미래를 준비하는 기반이 아니라 누군가의 사익을 키우는 창고가 된다. 그 순간 가장 먼저 밀려나는 사람은 평범한 시민이다. 청년은 결혼과 독립을 미루고, 서민은 내 집 마련의 꿈을 접고, 농민과 자영업자는 삶의 터전에서 밀려난다. 부동산 투기는 누군가의 재산 증식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을 밀어내는 일이다.
특히 고위공직자의 부동산 투기는 더 나쁘다. 일반 시민의 투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공직자는 도시계획, 개발정보, 인허가, 도로와 철도 계획, 예산 흐름을 가까이에서 본다. 남들은 안개 속을 걷는데, 공직자는 손전등을 들고 걷는 셈이다. 그런 사람이 그 빛을 시민을 위해 쓰지 않고 자기 땅값을 올리는 데 쓴다면, 그것은 단순한 재테크가 아니다. 공직을 사익의 지렛대로 삼은 일이다.
부동산 투기 공직자는 시민의 믿음을 무너뜨린다. 시민들은 묻는다. “저 개발계획이 정말 시민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의 땅값을 위한 것인가?” “저 도로는 교통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특정인의 이익을 위한 것인가?” 한 번 이런 의심이 생기면 행정 전체가 흔들린다. 정책은 공공성을 잃고, 공직은 신뢰를 잃고, 시민은 정치와 행정을 냉소하게 된다. 부동산 투기는 땅만 더럽히는 것이 아니라 공직의 마음까지 더럽힌다.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 투기에 강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정부의 핵심 기조는 분명하다. 돈이 부동산 투기로 몰리면 사회가 건강하게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이다. 비생산적인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불법행위를 강하게 단속하며, 돈이 생산적인 분야로 흐르게 하겠다는 방향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대출 규제, 부동산 불법행위 감독 강화 등은 모두 같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부동산으로 불로소득을 얻는 길을 줄이고, 일해서 사는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로 가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여러 차례 보았다. 개발 정보를 미리 알고 땅을 산 공직자, 허위 농업계획서로 농지를 취득한 정치인, 내부 정보를 이용해 이익을 얻으려 한 공공기관 직원들이 사회적 공분을 샀다. 일부는 징역형을 받았고, 땅을 몰수당한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처벌만으로는 부족하다. 투기로 얻은 이익은 반드시 환수해야 하고, 공직을 이용한 투기 전력자는 다시 공직의 문턱을 쉽게 넘지 못하게 해야 한다.
물론 의혹만으로 사람을 단죄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수사와 재판, 감사와 징계 등을 통해 부동산 투기 비위가 확인된 사람에게까지 다시 중요한 공직을 맡기는 것은 시민에 대한 모욕이다. 부동산 투기 전력자에게 도시계획과 예산, 인허가 권한을 맡겨서는 안 된다. 공직은 이익을 챙기는 자리가 아니라 시민의 삶을 지키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이제 기준을 분명히 해야 한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기, 차명 보유, 명의 신탁, 허위 농지 취득, 직무 관련 부동산 거래가 확인된 사람은 승진과 임용, 공공기관 임원 등용, 선출직 공직에서 배제해야 한다. 일정 기간 제한이 아니라 중대한 경우에는 영구적으로 공직 진입을 막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공직자는 시민보다 더 많은 권한을 가진 만큼 더 높은 도덕성과 책임을 져야 한다.
부동산 투기는 사회의 사다리를 걷어차는 일이다. 고위공직자의 투기는 그 사다리를 걷어차고도 시민에게 올라오라고 말하는 위선이다. 땅으로 돈 번 사람이 시민의 삶을 설계해서는 안 된다. 공직은 땅을 가진 사람의 것이 아니라, 땀 흘려 살아가는 시민의 것이어야 한다. 부동산 투기 전력자는 공직에서 배제되어야 한다. 그것이 공정의 출발이고, 무너진 신뢰를 다시 세우는 첫걸음이다.
/임형택 Like익산포럼 대표, 조국혁신당 중앙당 대변인, 익산시지역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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