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여파가 콘돔 가격까지 끌어올렸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카렉스는 최근 가격을 최대 30%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연간 50억개 이상의 콘돔을 생산하는 카렉스는 듀렉스·트로잔 등 세계적 콘돔 브랜드에 제품을 납품하는 업체다. 카렉스가 가격을 인상한 이유는 중동전쟁이다. 콘돔의 주원료인 ▲합성고무 ▲니트릴 ▲실리콘오일 ▲암모니아 등은 모두 중동산 석유에서 나오는 화학 부산물에서 의존한다. 콘돔 포장재에 쓰이는 나프타도 아시아 공급량의 41%가 중동발이다.
조선의 거상 김만덕(金萬德, 1739~1812)은 물가 안정과 박리다매의 원칙으로 장사를 하여 큰돈을 벌었다. 박지원의 소설 허생전에서 허생은 변씨에게 빌린 1만 냥으로 안성의 제수용품(대추, 밤 등)과 제주도의 말총을 매점매석하여 당시 취약했던 조선 경제 구조의 틈새를 노려 10배인 100만 냥의 폭리를 취했다. 이 행위는 허생의 비범함과 당시 실학사상을 바탕으로 한 북학(상업 장려)과 허위의식에 찬 양반 사회에 대한 비판을 보여준다.
김만덕은 이와 반대되는 정직한 상업 활동을 펼쳤다. 그는 '물산객주'를 열고 그곳에 출입하는 상인들을 통해 물건의 유통 과정을 익혔다. 전라도에서 쌀과 무명 등을 사들이고 제주도의 특산물인 약재, 전복, 재목, 갓 등을 전라도에 팔았다. 때로 변동하는 물가를 잘 이용하여 많은 이익을 남겼고, 한라산에 많던 사슴을 이용한 녹용 장사와 난초 재배에도 손을 대 큰 이익을 남겼다. 세월이 흘러 그는 제주도에서 손꼽는 대상인이 됐다.
1794년 가을, 정조시대 제주도민들이 계속되는 재해로 기근에 시달리고 있었다. 제주도에 태풍이 휩쓸고 지나가 추수를 앞둔 제주도의 모든 것을 앗아 갔다. 조정에서 보낸 구휼미가 풍랑에 침몰하는 불상사까지 겹쳤고, 온 섬에 굶어 죽는 자가 즐비했다. 백성을 구제하는 곡식을 전라도에서 실어 왔지만, 턱없이 모자랄 뿐이었다. 양식을 나누어 주지 않으면 수천 명이 그대로 굶어 죽을 판이었다. 이때 김만덕은 자신의 재산을 기꺼이 내놓았다. 그는 유통업으로 모은 자신의 전 재산을 털어 육지에서 쌀 500섬을 구입, 제주 도민들을 살려냈다.
중동 전쟁의 여파로 전 세계에선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호주에서는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연료 저장용 캔 품귀 현상이 나타났다. 중국에서는 콘돔 부족 관련 게시물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급격히 증가했다.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행위에 세금이 부과된 연유가 '맹자(孟子)' '공손추 하(公孫丑下)'편에 '농단(壟斷)'의 유래가 나온다.
맹자가 말했다. “누군들 부귀해지기를 원하지 않겠는가마는 ‘유독 높은 곳’에서 혼자 이익을 독차지하려는 자가 있다” 농단은 여기서 언급된 ‘유독 높은 곳’이다. '언덕 농(壟)' , '끊을 단(斷)', 즉 깎아지른 듯이 높은 언덕이 농단이다. 옛날 시장은 남는 물건을 가지고 나와 모자라는 물건과 맞바꾸는 장소였다. 시장 관리는 그 교환이 바른지를 지켜보는 정도였다. 한데 한 사내, 맹자의 표현을 빌리면 한 천부(賤夫)가 시장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높은 곳(壟斷)에 올라가 사람들의 움직임을 꿰고 시장 이익을 그물질하듯 거둬갔다. 사람들은 모두 그를 천하게 여겼고, 그 이후로 시장에는 세금이 생겼다. 농단은 본래 가파른 언덕 꼭대기란 뜻이었지만 높은 곳에 올라 정보를 독점하고, 그 정보를 이용, 이익을 독식한다는 뜻으로 쓰임이 옮겨갔다. 진정한 선진국은 ‘농단’이란 말이 낯선 나라다./이종근(문화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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