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 세상이 푸를 대로 푸르른 오월 초순이다. 나무들은 이파리들은 한껏 피워내 싱그럽고, 그 푸른 가지들 위에 새들은 집을 짓고, 알을 품고 새끼들을 낳아, 날이 새면 집 근처로 날아다니며 먹이를 구해다 새로 자식들을 길러내고 있다. 엊그제 내린 단비로, 우리나라 최고 최대의 곡창 호남평야 들판 논들에는 이제 막 모를 심기 위한 논물이 그렁그렁 고여 푸른 하늘이 내려와 비쳐들고 있다.
그런데, 텔레비전만 켜면 온통 세상 특히 서양은 방방곡곡이 서로 극단적으로 대립하고 서로 싸우고, 그로 인해 사는 데 필요한 자원들이 제대로 순환되지 못하고, 그로 인해 물가는 전청부지로 자꾸 오르고, 각 나라들이 이를 막기 위해 세우는 장단기 계획들도 이제 그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최근의 이러한 전 지구인들의 고통의 핵심은, 겉으로 보면 바로 ‘미국’이라는 나라의 ‘극우’ 세력 정치인들 및 이들과 동조된 이스라엘 극우 세력 정치인들이다. 이들은 국가적 연대 폭력으로 다른 나라를 거의 마음대로 점령하고 폭격하여 적국인이 사는 곳을 생지옥으로 만들고, 이 국가 지도자를 강제로 생포해가고, 비밀 폭격으로 지도자 세력들을 모두 폭사시키고, 이런 일련의 집단 폭력으로 온 세계를 갈등과 위기의 극단으로 몰아가고 있다.
그런데, 이 일련의 대립과 갈등의 근저를 가만히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일련의 근본 원인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하나는 지금까지 미국 ‘백인사회’를 중심으로 형성되어온 이른바 ‘청교도 프론티어 정신’의 세계사적 약화 몰락 현상이고, 다른 하나는 이 세상에는 자기들이 믿는 ‘유일신’ 곧 ‘야훼’와 ‘알라’신 뿐이라는, 종교적 대립-갈등 사사상과 이로 인한 기독교 극우 세력과 아랍 이슬람 극우 세계 사이의 갈등-대립 현상이다.
전자는 20세기까지의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세계 전체의 선의적-미래지향적 이데올로기였는데, 21세기에 들어와 전 세계의 ‘다극화’ 정치-경제발전으로 인한 미국중심 서방세계의 주도권, 특히 미국의 정치-경제적 주도권의 상대적 약화 추락 현상, 그로 인한 서방 세계의 상대적 약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후자는 이런 현상과 깊이 연관된 것으로, 미국 백인 중심 정치 세력 약화를 극복하기 위한 미국 극우 세력의 정치적 폭력의 발동이 가져오는, 기독교 세계와 이슬람 세계 사이의 극단적 대립-갈등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근본적 갈등-대립에 작동하는 정치적 대립-갈등은 정치적인 협상과 협의를 통해서 어떤 해결의 방향과 방책이 도출될 수도 있고, 또 그렇게 되는 사례들이 역사적으로 다수 존재한다. 그러나 이 중에 더 근본적인 문제, 더 깊은 근저에 놓여 있는 종교적인 대립-갈등은 그 역사와 사상 자체의 충돌성으로 인해, 그 해결의 길 자체가 근본적으로 차단되어 있다. 그 핵심은 기독교의 ‘야훼’ 중심의 유일신 사상과 이슬람의 ‘알라’ 중심의 유일신 사상 사이의 깊은 역사적 종교적 대립-갈등이다. 이 문제를 이미 20세기 후반에 새뮤얼 헌팅턴은 그의 저서 『문명의 충돌』에서 분명하게 예언적 어조로 거론한 바 있다.
이 문제로 인한 전 세계의 갈등-대립은 최근 들어 중동에서의 극우 기독교 세력과 극우 이슬람 세력 사이의 갈등-대립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그 대립의 정도는 양자 사이에 돌이킬 수 없는 깊이와 폭을 더해가고 있다. 이 갈등들이 더 깊어지면 헌팅턴의 예언대로 어쩌면 인류 전체가 이 갈등의 소용돌이 속에서 멸망의 길을 선택하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이렇게 돌아가는 요즘 세상 꼬락서니를 물끄러미 들여다보며, 우리는 우리 스스로 반드시 돌이켜 다시 곰곰 생각해야 할 우리 전북이 낳은 위대한 사상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정읍 사람 증산 강일순 선생의 ‘해원解冤-상생相生-대동大同’이란 탁월한 사상이다.
이 사상의 핵심에는, 모든 갈등-대립의 원인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천 년 동안 오래도록 깊이 쌓여온 ‘원한’을 풀어야만 가능하며, 그 구체적인 대안과 방법을 그는 ‘천지공사天地公事’라 하였고, 이 천지공사의 주요 영역을 운도공사運度公事ㆍ신명공사神明公事ㆍ인도공사人道公事로 나누어 제안하고 있다. 이 중에 신명공사의 구체적인 방법으로서 그는 ‘신명神明의 통일’을 얘기하고, 그 신명 통일의 한 방법으로서 문명신文明神인 공자ㆍ석가ㆍ마호메드드ㆍ예수ㆍ소크라테스 같은 성인 신들의 신명을 하나의 제단에다가 통일하여 모셔놓고, 세계인들이 함께 공동으로 모시는 신명공사를 제안하고 있다. 서로 내가 모시는 신만이 세계 유일의 신이 아니라, 세계 모든 사람들이 따로 모시고 자랑해온 성인신들이 다 대단한 신들이니, 이제는 우리 전 세계인들이 함께 한 제단에 모셔놓고 함께 경배하면 될 일이 아니냐는 것이다. 서양에서도 무슨 뽀족한 대안 사상들이 잠잠한 요즈음, 참으로 귀가 번쩍 뜨이는, 우리 전북인이 내놓은 가장 놀랍고도 탁월한, 21세기를 이끌어갈 새로운 사상이 아닌가.
/김익두(사단법인 민족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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