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둥 고인돌(지은이 조전환,펴낸 곳 기역)'은 평생 나무를 만지고 집을 세워온 한옥 목수가 자신만의 ‘구조 감각’을 도구 삼아 한반도의 건축과 역사를 새롭게 직조해 낸 인문 통찰서이다.
지은이는 수천 년 비바람 세월을 견딘 고창의 기둥고인돌 앞에서 물리적인 무게와 균형의 원리를 깨닫고, 이를 한옥의 지혜와 활쏘기의 신체 감각으로 확장했다. 나아가 이 감각의 ‘렌즈’를 통해 조선의 건국부터 동학농민운동, 1987년 체제를 지나 새로운 공화정에 이르기까지, 우리 역사 속 결정적인 ‘구조 전환의 순간’들을 놀랍도록 선명하게 짚어내준다.
건축을 지탱하는 ‘수직과 수평, 무게와 균형’의 물리적 원리가 어떻게 국가와 사회를 지탱하는 ‘조율과 연대’의 원리로 이어지는지 통찰한다. 단절된 직선의 역사가 아닌, 서로의 무게를 버티며 감응하는 '구조'로서의 역사를 만날 수 있다.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며 찾던 근원의 답을 고향 고인돌 돌기둥에서 발견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선의 창업, 폭정 속 사유의 기둥을 세운 학자들, 수평적 연대를 꿈꾼 대동계와 동학농민군의 백산 공화정, 최근 광장의 민주주의까지 한국사의 굵직한 뼈대를 꿰뚫어 본다.
억압되고 왜곡된 시대에도 결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던 ‘함께 서는 감각’을 일깨운다. 낡은 거푸집을 벗고 새로운 세대가 만들어갈 “조율과 공화의 세계”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단순히 물리적인 집을 짓는 것을 넘어, 우리 삶과 사회의 틀을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견고하고 흔들림 없는 ‘사유의 기둥’이 되어줄 터이다. “구조는 단단히 닫힐 때가 아니라, 서로의 무게를 읽으며 감응할 때 비로소 살아 움직입니다”
지은이는 전통 건축의 미학을 현대적 주거 문화와 결합하는 데 앞장서 온 대표적인 한옥 목수이자 저술가이다. 그는 단순히 집을 짓는 기술자를 넘어, 한옥이 가진 구조적 효율성과 철학적 깊이를 대중에게 알리는 문화 전달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노동운동과 사회활동을 거쳐 한옥의 길로 들어선 그는, 전통 한옥의 품격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인이 거주하기 편리한 실용적인 한옥 모델을 연구해 왔다. 전통 목수임에도 불구하고 ‘스케치업(SketchUp)’과 같은 3D 설계 도구를 활용해 한옥의 구조를 시뮬레이션하고 한옥BIM 설계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한국 최초 한옥호텔인 경주의 라궁(羅宮)호텔을 기획, 시공하였고, 한옥보급의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았다. 제1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설치감독, 백남준아트센터 전시공간 디자인, 연극 〈3월의 눈〉의 실제 한옥 무대를 제작했다. 주식회사 이연 대표이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창조원 제작팀장, 아시아문화전당 전문위원, 고인돌문화연구회·고인돌컬처랩 대표 등을 맡아왔다.
쓴 책으로 『한옥의 구성요소』, 『한옥 설계에서 시공까지』가 있고 함께쓴 책으로 『신한옥』, 『한옥의 열린 공간』 등이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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