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지 채용신의 이덕응 초상화 연구 빛났다

민길홍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 국립중앙박물관회 천마상 수상 채용신 초상화 속 항일 충절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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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길홍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이 12일 열린 제15회 국립중앙박물관회 학술상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천마상을 수상했다. 채용신 초상화 속 항일 충절을 규명한데 따른 것이다.

석지 채용신(1850~1941)은 단일 화가로서 가장 많은 초상화를 남긴 화가이다. 조선시대 초상화 대부분이 공로를 세운 신하의 ‘공신초상’인데 공신제도가 18세기까지 진행됐기에 초상화 연구도 19세기 초까지가 주를 이룬다.

"그러다보니 20세기에, 한양이 아닌 지방에서 활동한 채용신에 대한 연구가 전통미술과 근현대미술 사이에 낀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것 같다”

천마상 수상자가 나온 건 2014년 이후 12년 만이다. 그만큼 최고상이 요구하는 탁월성의 기준이 높다는 뜻이다.

수상작은 지난해 학술지 ‘미술사와 시각문화’에 민 학예연구관이 발표한 논문 ‘밖으로 나온 초상-1916년 이덕응 초상에서 금관조복과 산수의 의미’다.

화가 채용신이 1916년 그린 이덕응(1866∼1949) 초상화는 모두 3점이다.

이덕응 초상화 중 ‘금관조복’ 차림의 입상은 독특하게도 산수화를 배경으로 가진다.

민학예연구관은 실제 관직을 지내지 않은 이덕응이 최고 관복인 금관조복(金冠朝服)을 입고 야외 산수를 배경으로 서 있는 이례적인 작품의 도상을 추적했다.

민연구관은 이 초상화가 단순한 신분 과시가 아니라, 1910년 국권 피탈 이후 이덕응이 고종을 향해 매일 아침 절했던 망배(望拜) 의식의 숭고함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것임을 밝혀냈다.

‘황단(皇壇)’ 은 이덕응이 주천면 소재 화양산을 포함, 진안과 금산(당시 전북, 1963년 충남 편입) 지역 사방 100리 7개 산 정상에 세워 삼극제를 지냈던 제단을 가리킨다.

전라북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덕응 초상화는 3점(금관조복입상·유복좌상·평복좌상)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3점의 초상화는 구한말 최고의 초상화가(어진화가)인 종2품 석지 채용신이 1916년 진안군 주천면 대불리 화양도원에서 4개월간 그린 초상화로 작품성이 뛰어나 한국미술사에 높이 평가되고 있다.

금관조복의 초상화(전신입상)와 제자 신기영상(전신입상), 조병순상(전신입상)은 야외 정경을 배경으로 한 유일한 입상으로 형상화한 특이한 작품으로 채용신 초상화에서 처음 작품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덕응은 젊은시절 고종임금을 보필하다가 국운이 기울자 물러나 김제를 거쳐 진안에 낙향해 황단을 설립하고 충청, 전라, 경상도의 젊은이 250여 명을 모아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는 교육사업을 하면서 항일사상을 크게 부각시킨 인물이다.

후손들은 100년동안 이 초상화를 창호지에 말아 오동나무 상자에 넣어 책장에 보관하면서 1년에 한번씩 대청마루에 내걸고 통풍을 시키는 방법으로 오늘날까지 원형 그대로 보존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채용신의 작품 중에서 한 인물을 다양하게 그린 것은 매우 드문 사례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역사적·미술사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를 통해, 초상화 속 산수화와 관복이 전통적 초상화를 넘어 일제강점기라는 특수한 시대 상황 속 신념과 충절의 의미였음을 입증했다.

민연구관은 2020년 국립전주박물관에 근무할 당시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초상화가 채용신의 활동 지역이 전라북도라는 점에 착안, 지역 콘텐츠 개발 목적의 하나로 1년간 채용신 초상화에 대한 조사 연구 사업을 진행했다.

50여 점을 조사, 결과물로 학술 총서 도록을 발간했고, 지금까지 여러 권의 도록과 함께 7편의 논문을 썼다. 민연구관의 논문에서는 미술사와 함께 복식사와 사회사를 자유자재 넘나드는 학제간 융합 연구가 돋보인다.

학술상 금관상은 양석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오세연 국립중앙박물관 세계문화부장, 정명희 국립중앙박물관 미래전략담당관 등 3명이 공동 수상했다. 정담당관은 조선 후기 불교의식의 시청각적 재현과 불화 '부안 내소사 영산회 괘불도'와 '개암사 영산회 괘불도'로 수상했다.

은관상은 유경희 국립익산박물관 학예연구사, 이태희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 서유리 국립춘천박물관 학예연구사, 서윤희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 신은희 유금와당박물관 학예실장 등 5명에게 돌아갔다.

지난해 ‘암행어사, 백성의 곁에 서다’ 전시를 선보인 국립진주박물관, ‘일본기와’ 전시를 공개한 유금와당박물관은 각각 특별상을 받았다.

국립중앙박물관회는 전국의 국·공·사립 및 대학 박물관 학예직원을 대상으로 전년도에 발표한 연구 논문과 전시 도록을 평가, 학술상을 시상하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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