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최고 70%에 육박하면서 고공행진중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도 많게는 더블 스코어 이상까지 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1년만에 치러진 4년 전 지방선거에선 시·도 광역자치단체장 17곳 중 민주당이 5곳, 국민의힘이 12곳을 차지했다. 그 결과 입법권력을 제외한 행정·지방권력은 보수가 지배하게 됐다. 반면 이번엔 2018년 지방선거의 민주당 압승 결과가 재현되리라는 예측이 많다.
‘뉴 이재명’이란 신조어가 여권을 강타하고 있다.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선택하지 않았던 유권자 가운데 일부가 정권 출범 후 지지로 이동한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뉴 이재명'은 2026년 기준, 이대통령의 당선 이후 새롭게 형성된 강력한 지지층과 그 현상을 일컫는 다. 본래는 논쟁적 용어가 아니었다. 대선 석 달 뒤인 2025년 9월 한 언론사의 유권자 패널조사에서 포착된 현상이다. 집권 첫해 4분기에 접어든 현재, 이들은 전체 유권자의 5명 중 1명에 달한다. 4월 셋째 주 한국갤럽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6%를 기록했다. 대선에서 41.1%를 득표했던 국민의힘이 현재 20% 안팎 지지율에 머무는 점을 고려하면, 중도·보수 성향 유권자의 상당수가 이 집단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크다. ‘탈(脫) 국민의힘’이 곧 ‘뉴 이재명’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산술적으로 보면 정권으로서는 외연이 넓어진 호재다.
그러나 정권 초 지지층 유입은 현 정부의 독보적 성과라기보단 반복되는 정치적 패턴에 가깝다. 김영삼 정부도 취임 1년차 3분기에 지지율 83%를 기록했다. 박근혜 정부 역시 대선 득표율(51.6%)보다 높은 60% 안팎의 지지율을 집권 1년차 후반까지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도 초기 지지율은 70%를 넘나들었다. 집권 초기 여권의 높은 지지율은 흔히 정권의 유능함으로 해석되지만, 이 수치 이면엔 야당이 대안 세력으로서 매력을 잃을 때 나타나는 ‘반사적 쏠림’이 짙게 깔려 있다. 지금의 ‘뉴 이재명’도 상당수는 마땅한 선택지가 없는 중도·보수 이탈층이 머무는 ‘정치적 정거장’에 가깝다. 여권은 이들이 정권에 확신을 갖고 지지를 보내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게다가 과거엔 유입된 지지층을 내부에서 공개적으로 배척하며 분열을 키운 사례가 드물었다. 지금의 ‘뉴 이재명’ 논쟁이 과거 정권의 실패 사례보다 더 위험한 징후일 수 있는 이유다.
보수 우파의 기득권은 절대 만만하지 않다. 분단 체제와 대기업 중심 경제 체제는 보수 우파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정치 지형이다. 민주개혁 세력이 조금만 틈을 보여도 보수 우파 기득권 세력은 기기묘묘한 수를 써서 정권을 잡을 수 있다. 민주당에서 지금 벌어지는 권력 투쟁이 밥그릇 싸움에 그치면 뉴 이재명 세력과 당권파는 공멸할 수도 있다. 민주당은 조만간 ‘승자의 저주’와 마주칠 수 있다. 6월 지방선거에서 이기더라도, 그 성과를 누가 차지하느냐를 두고 내부 경쟁이 불붙으면 갈등은 빠르게 커진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권력 재편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본격화된다면, 지방선거 승리가 ‘2년차 징크스’의 불씨가 되고 조기 레임덕으로 번질 수 있다. 지금 여권이 경계해야 할 것은 승리에 취한 자기 자신이다./이종근(문화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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