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동학농민혁명 132주년을 맞아 ‘국민주권정부’와 동학 정신의 연결성을 강조하면서 격차를 넘어서는 공동체와 국민 중심 민주주의 실현 의지를 밝혔다. 11일 이대통령은 이날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제132주년 동학농민혁명 기념식에서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동학농민혁명을 백성이 나라의 근본이자 주인임을 일깨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대한 첫 발걸음으로 규정했다. 이어 사람답게 사는 세상, 모두가 잘사는 대동세상을 꿈꾸며 부당한 권력에 항거했던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은 우리 가슴 속에 꺼지지 않는 등불이 됐다고 했다.
동학 기념식에서 현직 대통령이 기념사를 전한 것은 2019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뒤 처음이다. 민주당 정청래 당 대표는 동학혁명의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자고도 제안한 바 있다. 현직 대통령과 집권여당 대표가 힘을 실어주지만 동학혁명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지난 8일 무산된 개헌안에 동학 정신은 담기지도 못했다. 독립 유공자 인정 등 서훈 문제도 결실이 없다.
지난 2019년 법정기념일로 지정되고 관련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면서 역사적 위상도 높아졌지만, 최근 39년 만에 추진된 정치권의 헌법 전문개정 논의에서 5·18 민주화운동과 부마민주항쟁은 포함된 반면, 동학농민혁명이 제외되면서 실망과 아쉬움이 크다. 1894년 수탈에 시달리던 농민들이 반봉건 반외세를 외치며 봉기한 동학농민혁명은 오랫동안 불온한 성격의 '민란' 정도로 인식돼 오다가 2019년에야 겨우 동학농민혁명 국가 기념일 지정의 결실을 보았지만, 여전히 제도화와 세계화로 나가기 위한 길은 멀기만 하다. 동학농민혁명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자는 주장은 여전히 외면당하고 있다.
또, 2004년 제정된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은 참여자와 유족 등록 외에는 이렇다할 성과가 없는 실정이다. 동학농민혁명 정신 선양 사업 또한 아직 지자체 단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매년 동학농민혁명 기념일만 되면 국가와 해당 지자체, 정치인들은 한목소리로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의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민중의 역사 발전 주체”라는 점 등을 강조하는 것 외에 별반 달라진 게 없다. 이 때문에 동학농민혁명 유족회 관계자들은 “기념일 지정이나 참여자 예우에 만족할 일이 아니라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 그 정신을 선양하는 실질적인 조치들이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헌법전문에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이 명시된 점은 환영하지만, 대한민국 민주공화제의 사상적 토대이자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를 실천한 동학농민혁명이 빠져 있어 우리 민주주의의 역사적 연속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제대로 계승하기 위해서는 헌법 전문 수록과 독립 유공자 인정 등이 시급하지만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 다시 한 번 동학농민혁명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국회와 정부의 전향적인 입장을 촉구한다. 이제는 케이(K)-민주주의의 뿌리를 분명히 하고 미래 세대에 민주주의의 이정표를 제시해야 한다.
[사설] 헌법 전문에 동학농민혁명 정신 담아야
'헌법 전문 수록·독립 유공자 인정' 등 말만 되풀이 동학농민혁명, 아직도 갈길 먼 '제도화·세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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