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들은 아이를 키우며 자연스럽게 칭찬을 건넵니다. 아이가 잘했을 때 기쁨을 나누고 싶고혹시라도 위축될까 염려되어 더 말을 보태기도 합니다. “정말 잘했어”라는 말에는 아이를 향한 사랑과 기대가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아이의 표정이 달라집니다. 칭찬을 듣고도 마음껏 기뻐하지 못하고, 오히려 다음을 걱정하는 눈빛을 보일 때가 있습니다. 잘해야만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은 마음, 실수하면 실망시킬 것 같은 불안이 아이 안에 자리 잡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한 번쯤 멈춰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 좋은 의도로 건넨 칭찬이 아이를 편안하게 하지 못할까? 그 이유는 ‘어떤 방향의 칭찬이었는가’에 있습니다. 결과에 초점을 둔 칭찬, 비교가 스며든 칭찬은 순간적인 동기부여는 될 수 있지만 아이의 마음 깊은 곳에는 긴장을 남깁니다. “1등이라서 잘했다”, “다른 친구들보다 뛰어나다”라는 말은 기준을 외부에 두게 만듭니다. 아이는 점점 그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고, 실패는 곧 자신의 가치가 흔들리는 경험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선택을 바꿉니다. 도전하기보다 실수하지 않을 길을 택하고, 새로운 시도보다 이미 잘할 수 있는 영역에 머무르려 합니다.
그렇다면 부모는 어떤 언어를 선택해야 할까요? 첫째, 결과보다 과정에 주목해야 합니다. 아이가 어떤 태도로 임했는지, 어디에서 포기하지 않았는지를 발견해주는 말이 필요합니다. “끝까지 해낸 점이 참 인상적이야”라는 한마디는 아이에게 안정감을 줍니다. 둘째, 비교를 내려놓아야 합니다. 타인과의 비교는 아이를 경쟁의 틀 안에 가두지만, 자신의 변화에 대한 인식은 성장의 감각을 키웁니다. “어제보다 더 좋아졌네”라는 말은 아이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셋째, 평가보다 ‘인정’의 언어를 늘려야 합니다. “그렇게 느낄 수 있지”, “네 생각을 들으니 이해가 된다”라는 말은 아이의 존재 자체를 존중하는 메시지입니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 덧붙이고 싶습니다. 칭찬의 빈도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상태를 읽는 감각’입니다. 아이가 이미 충분히 애쓰고 있을 때는 칭찬보다 공감이 먼저일 수 있습니다. “힘들었겠다”라는 짧은 말이 아이를 훨씬 깊이 위로합니다. 반대로 작은 시도조차 망설이는 아이에게는 구체적인 칭찬이 용기가 되기도 합니다. 같은 말이라도 언제, 어떤 맥락에서 건네느냐에 따라 아이가 받아들이는 의미는 전혀 달라집니다.
아이에게 가장 큰 힘이 되는 말은 때로 “괜찮다”입니다. 성과를 향해 몰아붙이는 칭찬이 아니닌 존재와 과정을 지지하는 언어로 옮겨갈 때 아이의 마음은 훨씬 편안해집니다. 그 여유 속에서 아이는 자신의 속도로 더 오래 그리고 더 건강하게 성장해갑니다.
/최미나(교육학 박사·전주대학교 교육학과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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