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공의 사태를 지나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의과대학 신입생과 재학생들이 다시 수업이 시작되었다. 한동안 전문의가 부족하여 일부 응급실 이용이 불가능하여 명절이나 휴일에는 무슨 변고라도 날까봐 노심초사하던 기억이 새롭다.
이제는 일부 대형병원에 응급실 이용에 대한 불안이 해소 되었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지난 2월과 4월에 쌍둥이 임산부는 태아의 심박수가 급격히 떨어져 위급 상황이 발생하였다. 119 구급대원들은 청주에 산모라서 충청권 주요 병원들 방문을 요청하였지만 전문의와 병상 부족 등의 이유로 산모를 받지 못했다. 겨우 헬기에 실려 3시30분 만에 부산 소재 대학병원에 도착하였으나 태아 한 명은 끝내 숨졌다는 뉴스를 보았다.
필자는 얼마 전 손자를 보았다. 딸아이가 임신하고 출산하고 지금 도우미샘들의 손길로 아이를 키우는 과정을 보면서, 어느 것 하나 귀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특히 출산 과정에서 산부인과 전문의들에 노력과 밤새도록 아기와 산모를 돌보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들의 손길을 당연하다고 할 수는 없는 절박함을 경험하였다. 하루 정도 산통을 견디다 결국 자연분만이 아닌 제왕절개로 결정되면서 밤새 병원 보호자실에서 기도하였다.
청주에 산모를 생각하면 119구급차에서 다시 헬기를 타고 산모를 받아줄 병원을 찾으며 하늘길을 헤매는 참담한 심정은 누가 보상할 것인가?
저출산 정책에 예산을 지원함에도 막상 아이를 안전하게 낳고 지켜주는 의료체계 구축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응급실조차도 이용이 어려운 사례중에 하나이다. 이는 병실과 산부인과 전문의 부족에 따른 일로 의료진에게 독박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다.
얼마 전 우리센터 직원모집 후 면접을 보았다. 그녀는 서울에 소재 병원에서 간호사로 있었다며 지치고 힘들어 고향에 내려와 다른 일을 하고 싶어 응모한다고 말했다.
얼마 전 기사에서도 2024년 기준으로 간호사 면허 소지자 중에 현장을 떠나는 ‘유휴 간호사’가 20만명을 넘었다고 한다. 더 심각한 것은 어렵게 현장으로 복귀한 간호사들 조차 절반 이상인 52.7%가 다시 떠나는 현실이다
우리 지역 역시 전북을 떠나는 간호사 의료공백이 심각하다고 한다. 인구 천명당 활동간호사 수는 5,84명이고 이중 장수는 1.2명, 무주1.8명 익산이 7.6명, 전주가7.1명 순으로 대학병원 소재지 일부지역만 전국평균정도라고 한다. 여기에 실제 응급실에 근무할 전문의까지 부족하니 이는 시스템에 문제이다.
정부는 고위험 분만 의료체계만이 아니라 의료시스템에 대한 실행계획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그래서 의료소비자와 의료인들이 만났다. 몇 개월간의 학회 모양을 갖추고 전국 대학병원에 교수와 의료진들 그리고 중증장애단체와 소비자단체들이 모여 우리나라 처음으로 [환자중심지속가능의료학회]를 구성하였다.
다음달, 6월12일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의료시스템 어디로 가고 있나?]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필자 역시 ‘환자와 함께 결정하는 의료’라는 주제로 토론을 맡았으며, 현행 ‘환자기본법 제정과 의료분쟁법 개정’, ‘주요의료서비스 지속가능성향상’을 주제로 중증질환자 대표들과 정부와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언제 의료이용자인 소비자의 목소리를 정부도 의료기관도 제대로 들어보고 정책을 개선하였는지 궁금하다. 이제는 거시적으로 소비자권익을 지역의료와 돌봄등의 의료서비스로 확대하고자 한다. 또한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이다.
푸르른 5월, 엄마 뱃속에 태아도, 어린이도, 부모님들도, 청년들도 응급실 허락을 받기위해 헬기를 타지 않고 지역에서 해결되는 의료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김보금(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지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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