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행복과 불행 명쾌하게 추적

정재흠 '아빠, 산책할 시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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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산책할 시간이에요(지은이 정재흠, 펴낸 곳 말모이)'는 이 책은 위 두 캐릭터를 비교 분석하며 인간의 행복과 불행을 명쾌하게 추적해나간다.

‘아빠. 산책할 시간이에요,’는 단순히 반려 강아지, 조이의 행동과 심리를 말하거나 귀여움을 무조건 부각시키려고 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강아지의 행동을 살피며 이를 밑바탕 삼아 인간의 심리와 정신을 끈질기게 파헤쳐 들어가고 있다.

물론 이 책 대부분은 강아지의 작은 행동에서 시작된 것은 분명하다. 그로 말미암아 그 작은 파문은 인간의 정신과 마음의 문제로까지 닿게 되는데, 그렇게 걷고 생각하고 노트에 필기하면서, 인간에게는 왜 불행은 가까이에 있고 행복은 멀리 있게 보이는지를 관찰 추적한 에세이 노트이다. 생각이 깊어질수록 행복은 왜 찰나처럼 스쳐가고 있는가, 또 그럴수록 불행은 왜 묘하게 우리를 오래 붙잡아두는가도 이 산책 노트는 끈질기게 추적한다.

나의 반려견, 조이는 타자(사람 혹은 동물)의 감정 따위는 일절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육체적 기쁨만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얄궂고도 가식 없는 선한 강아지이다.

그런데 만일 인간 사회에서 조이 녀석처럼 인격이나 인품 혹은 역할이라는 가면을 쓰지 않는, 갓난이니들 같은 인간들이 많다면 인간의 사회문화세계는 매우 끔찍한 사회로 전락해 갈 것이다.

사실 우리 인간이 늘 착용하고 다니는 인품이나 역할이라는 가면은 어린 시절부터 가정교육이나 학교교육 또 성인이 되어 사회교육 등을 통해 또한 사회문화의 요구에 의해 형성되고 강화되어 간다. 이 가면은 사회관계 속에서 주위 사람들의 요구에 영향을 받고 또 수용해가며 만들어지기 때문에 사회생활을 원활하게 하고 또 잘 유지하게 도와준다.

그런 결과, 강아지처럼 갓난아이 시절, 육체에 솔직하게 반응했던 우리 인간이 가면을 쓰고 철들면서 감정세계의 자전축이 살그머니 비틀어지게 됐다는 사실을 이 책은 도출한다. 아량을 베푼 척, 너그러운 척, 강한 척, 아프지 않는 척 등등의 육체적 반응을 자제시키는 인간의 가면이 인간 정신세계의 문짝을 불가피하게 비틀어 오히려 행복을 방해하고 정신적 후유증을 겪게 되는 아이러니를 발견한다. 이를 통해 우리 인간의 불행은 어디에 그 근원이 있는지, 또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도출한 것도 이 책의 큰 장점이다.

계절별 산책 풍경과 일상 속 조이의 감정 표출 이미지들이 이 책에 풍부하게 실려 있는 것도 볼거리 중 하나이다. 10여 년 동안 함께 지내며 틈틈이 녀석의 심리 상태를 담은 사진 자료들이 통시적 시간을 담은 가치로도 매우 뛰어날 뿐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상당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도 이 에세이의 큰 특징이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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