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석학의 체계와 금석문으로 새롭게 조명한 한국사

허흥식 '한국금석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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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석학(지은이 허흥식, 펴낸 곳 한국학중앙연구원 출판부)'은 전국 각지에 남아 있거나, 기록으로만 전하는 승탑·탑비·묘지명·부도명 등 다양한 금석문 자료를 바탕으로 삼국시대부터 고려에 이르는 한국 고중세사 이해의 범위를 넓힌다.

금석학은 문자와 문헌이 남기지 못한 역사 정보를 복원하는 학문이며, 특히 ‘한국금석학’은 단순한 비문 해독을 넘어 한 시대의 사상·제도·예술·언어가 교차한 복합적 자료를 다룬다. 돌과 금속 등에 새겨진 글자는 당시 사회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문헌과 다른 차원의 역사 자료를 제공한다.

이 책은 금석문을 중심 자료로 삼아 한국 고대와 중세의 역사 이해를 확장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승탑과 탑비, 묘지명 등 다양한 금석 자료를 통합적으로 분석하여 사서와 문집이 포착하지 못한 역사 현실을 복원하고, 문헌과 조형 예술이 결합된 역사 기록으로서 금석문의 성격을 밝힌다. 저자는 수십 년간의 현지 조사와 탁본 대조를 바탕으로 금석문 연구 성과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정본 확립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 책은 흩어져 있던 연구 성과를 하나의 통론으로 정리하여 한국금석학의 연구 방향과 과제를 드러낸다.

특히 탑비와 묘지명에 남은 기록을 통해 인물의 행적과 사원의 위상, 국가와 종교의 관계, 사회와 사상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복원한다. 저자는 사원과 유적을 직접 조사하고 여러 탁본을 대조하여 마멸과 파손으로 판독이 어려운 비문의 원형을 확인하고, 이러한 연구는 금석문을 통해 정치·사상·문화가 교차하는 역사적 장면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며, 한국사 연구에서 금석문 자료의 활용 가능성과 정본 확립의 중요성을 밝힌다.

지은이는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이며, 연구 범위는 고려사와 중세 불교사, 고문서학과 금석학, 문헌학과 민족학을 아우른다. 중국 운남성·인도 델리·몽골·카자흐스탄 등 동아시아와 중앙아시아를 넘나들며 한국사와 주변 문명의 교차지점을 탐구해 왔다. 한국 불교와 차(茶) 문화, 금석문과 고문서, 신화 비교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창적인 성과를 축적했으며, 두계학술상과 인문사회과학 분야 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300편이 넘는 논문과 다수의 저서를 통해 한국 중세사의 구조와 사상, 동아시아 문명 속 한국의 위상을 심층적으로 탐구하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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