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현대판 매판자본, 정신 혁명으로 몰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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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판자본이란 말이 있다. 식민지 종주국의 권력과 자본에 의존하여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는 자본가들을 말한다. 그들은 식민지 종주국의 상품을 자기 국민에게 팔고, 자기 나라의 자원과 노동을 종주국에 제공한다. 한마디로 나라를 팔아먹는 부자들이다. 지금도 후진국에서는 매판자본가들이 그 나라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학자에 따라서는 우리나라 공업화와 함께 만들어지는 자본주의를 미국과 일본에 종속된 ‘종속 자본주의’로 규정하고 있다.

매판자본이 대일항쟁기에나 존재한 줄 알았는데, 현대판 매판자본이 활개 치고 있다는 것을 온 국민이 알게 되었다. 한국 기업인 줄 알았는데 미국에 본사를 두고 다국적 기업으로 둔갑시켰다. 미국의 힘에 의존하여 우리나라 정부를 압박하고 국민을 속이는 기업이다. 쿠팡과 하이브 사태가 그것을 보여주었다. 우리나라에서 법을 위반하고 처벌받아야 하는데, 미국의 정부와 정치인들을 동원하여 위기를 벗어나려 하는 것이다. 김범석 쿠팡 총수는 부정한 방법을 저지르며, 우리나라에서 번 돈으로 미국 정치인들에게 로비자금을 대대적으로 풀었다. 그 결과 쿠팡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도중에도 돈 준 미국 정치인들을 동원하여 우리 정부와 국회에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미국 기업을 탄압하는 조치를 중지하라고 하며 압력을 행사한다. 부도덕한 기업 문제가 아니라 안보 관계나 한미 간 외교 문제로 확대시키고 있다. 방시혁 하이브 대표는 출국금지 당하며 구속영장이 신청된 상태에서 주한 미국대사관을 통하여 출금을 풀어달라고 요구하였다. 사대주의 발상으로 모국을 어렵게 만드는 이들의 행태는 과거의 매국 행위와 다를 것이 없다. 이런 사람들이 현대판 매판자본이다.

이 기회에 다시 한번 돌이켜 본다. 외국 국기를 내걸고 거리 시위를 하는 사람들을 본다. 미국의 힘에 기대어 자기들의 이익을 취하려는 사람들이다. 그들만이 아니다. 일부 지식인과 정치세력, 종교인들도 그렇다. 미국을 정치, 경제의 표준, 지식의 표준, 도덕의 표준으로 받아들이는 사대주의자들이다. 남북국 시대, 중국의 당나라를 섬기는 신라, 몽골에게 패한 후기 고려왕조, 중국의 명나라를 섬긴 조선왕조, 외세를 발려 동학을 누르고 정권을 지키려던 대한제국 정부, 그리고 대일항쟁기에는 일본을 섬겼던 사대주의 권력들의 유전자가 오늘날 매판 세력에게 유전되고 있는 것을 새삼스럽게 발견한다. 자본가나 권력자가 아닌 일부 시민들도 미국과의 관계가 끊어지면 나라가 망할 것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대일항쟁기를 지나 미군정을 거치고, 6.25 한국전쟁을 치른 뒤에 미국이 우리 사회의 전반을 지배하는 힘은 대단했다. 극단적인 지식인 가운데는 미국의 한 주로 편입되자고 하고,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런 의식의 흐름을 끊어내야만 제대로 된 나라가 된다. 한마디로 정신 혁명을 해야 한다. 스스로의 도덕적 표준, 철학의 자주력, 과학기술의 자주력, 경제의 자주력, 국방의 자주력, 외교의 자주력을 가지려고 도전해야 한다. 이것이 나라의 정신 개혁이다. 제가 지난 호에서 주장한 ‘한글 경제’로 나가는 투지를 실천하는 것이다.

정신 개혁은 교육 현장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교육 현장이 문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의과대학을 보내기 위한 교육, 이기적 경쟁에서 살아남는 약육강식의 교육풍토가 지배하고 있지 않은가? 나라를 생각하는 것은 국가 대항 축구 경기를 할 때뿐이다.

인구 3억 4천의 미국은 이미 깡패 국가로 전락했다. 82억의 세계 인구를 이길 수 없는 나라다. 미국에 본사를 두어도 먹히지 않는 나라가 많다는 것이 이번 이란 침략전쟁에서 드러났다. 미국은 쿠팡을 한국법으로 다스리면 한미동맹을 깰 수 있다고 협박하고 있지 않은가? 다행히 정부는 그 위협에 굴복하지 않고 있다. 끝까지 그 자세를 지키기 바란다. 이번 기회에 모든 영역에서 뿌리 깊은 사대주의 유전자를 도려내는 정신 혁명을 해야 한다. 국내 기업들도 은연중 매판자본으로 전락할 수 있다. 국민의 존경을 받을 수 있는 도덕적 기업으로 거듭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기업가, 정치가, 지식인들의 정신 혁명을 기대한다.

/김도종 • (사)한국 소프트웨어 기술인협회 이사장. (전) 원광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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