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칭찬을 많이 해도 자존감은 안 자랍니다… 진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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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은 아이의 자존감을 위해 노력합니다. 좋은 말을 더 해주고, 칭찬도 아끼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이는 쉽게 위축되고, 작은 일에도 자신을 부정합니다. “이렇게까지 해주는데, 왜 자존감이 자라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부모들 하게 됩니다.

현장에서 부모들을 만나 보면, 자존감을 ‘칭찬으로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잘하면 칭찬하고 격려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자존감은 말 몇 마디로 채워지는 감정이 아닙니다. 아이가 반복해서 경험한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힘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부모의 말 한마디보다 그 말이 전달되는 태도와 분위기가 더 깊이 남습니다.

아이의 자존감은 부모의 ‘말’보다 ‘반응’에서 더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부모가 어떤 기준으로 바라보는지가 중요합니다. 시험을 기대만큼 보지 못했을 때 “왜 이것밖에 못 했어?”라는 말은 아이에게 ‘나는 부족한 사람’이라는 메시지로 남기 쉽습니다. 반대로 “어디까지 해봤어?”라는 질문은 과정에 대한 시선을 전달합니다. 이런 차이가 쌓이며 아이는 자신을 해석하는 기준을 만들어 갑니다. 결국 아이는 부모의 시선을 통해 자신을 바라보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자존감은 일상의 작은 반응 속에서 흔들립니다. 특히 감정을 다루는 방식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속상함을 표현했을 때 “그 정도로 힘들어할 일은 아니야”라는 반응은 감정을 축소시키고, 결국 아이가 자신의 느낌을 믿지 못하게 만듭니다. 비교 또한 비슷합니다. “누구는 잘하는데 너는 왜 그래?”라는 말은 아이에게 부족함을 강조하는 메시지로 남습니다. 이런 말들은 의도와 다르게 아이의 마음에 오래 머무르며 자기 인식을 만들어 갑니다.

반대로 자존감은 부모의 태도 속에서 자랍니다. 실패했을 때 결과를 평가하기보다 “어떤 생각이 들었어?”라고 묻는 순간, 아이는 스스로를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그럴 수 있지”라는 말 한마디는 감정을 인정받았다는 안정감을 줍니다. 여기에 “그만큼 애썼구나”라는 공감이 더해지면 아이는 자신의 경험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게 됩니다. 이런 경험이 반복될수록 아이는 자신을 신뢰하는 힘을 키워 갑니다.

부모가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는 것은 잠시 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복되면 아이는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감각을 갖기 어려워집니다. 자존감은 보호보다 경험 속에서 자랍니다. 선택하고, 시도하고, 실패해 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 과정을 통해 아이는 ‘나는 해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감각을 만들어 갑니다.

부모가 아이를 믿는 순간 아이는 자신을 믿기 시작합니다. 오늘 아이의 말에 어떻게 반응했는지 돌아보는 것, 그 작은 변화가 아이의 자존감을 바꾸는 시작이 됩니다.

/최미나(교육학 박사·전주대학교 교육학과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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