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은 3.1운동과 5.18 민주화 운동으로 이어지는, 우리나라 민주주의 뿌리라는 평가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그 실질적 위상은 여전히 제자리걸음 상태다. 대통령이나 여당 대표가 입을 모아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불구, 독립유공자 인정이나 헌법 전문 포함 등 후속 대책은 여전히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 타운홀 미팅을 위해 전북을 찾은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 구호인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사는 대한민국'과 대동세상을 꿈꾼 동학농민혁명의 사상이 맥을 같이한다는 것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더 나아가, 헌법 전문에 동학농민혁명을 담아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타냈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한목소리로 동학농민혁명을 추켜세웠지만 현실은 다르다. 급기야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 국회와 여야가 추진 중인 개헌 논의와 관련해 ‘동학농민혁명’의 헌법 전문 수록을 공식 요청했다. 재단은 성명을 내고 국회의장과 여야 정당이 제출한 개헌안에 대해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이 헌법 전문에 명시된 점은 환영한다”면서도 우리 민주주의의 기원을 이루는 동학농민혁명이 빠져 있어 역사적 연속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민주공화국의 헌법적 정통성을 분명히 함 ▲혁명이 지닌 보편 인권가치 및 대동세상 정신의 헌법적 의미가 충분함 ▲항일 독립운동 및 입시정부의 역사 흐름을 온전히 드러냄 등의 근거를 들었다. 재단은 개헌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역사적 계기가 될 것"이라며 "개헌안에 포함된 내용은 모두 혁명 정신과 맞닿아 있는 만큼 이를 헌법 전문에 수록해야하는 정당성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 1894년 일본군의 경복궁 점령으로 촉발된 동학농민혁명 1.2차 봉기자를 독립유공자로 인정하자는 서훈도 문제다. 혁명 100주년인 지난 1994년부터 제기돼 법안도 20대 국회부터 발의됐지만, 소관 상임위에서조차 논의를 못하고 있다. 동학농민혁명을 헌법 전문에 담자는 요구도 이어지고 있지만 공론화는 제대로 안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우원식 국회의장 등 범여권 의원 187명이 이달 초 발의한 헌법 개정안에 5.18 민주화운동과 부마민주항쟁은 담긴 반면 동학농민혁명은 빠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130여 년 전, 일제의 국권침탈에 맞섰던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정당한 평가 노력이 실질적인 입법 성과없이 또다시 논의만 반복되고 있다.
동학농민혁명의 반외세 정신은 3·1 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법통으로 이어지는 역사적 흐름의 출발점이다. 이를 헌법에 명시하는 것은 민족사의 맥락을 온전히 드러내는 일이다. 비상계엄 요건 강화, 지방분권 확대 등 개헌안의 취지가 동학농민혁명 정신과 맞닿아 있는 만큼 헌법 전문 수록의 정당성은 충분하다. 이제라도 케이(K)-민주주의의 뿌리를 분명히 하고 미래 세대에 민주주의의 이정표를 제시해야 한다.
[사설] 동학농민혁명 위상 제자리걸음 문제다
서훈·헌법 반영 터덕 후속 대책은 진행되지 못해
💬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