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물막이 20년, "땅 얻고 바다 잃었다"

전북도 "대한민국 미래 이끌 기회의 땅 만들어야" 시민사회 "희망고문 대신 친환경 개발로 새판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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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남북도로 동진대교 전경.

/사진= 새만금개발청 제공





새만금 물막이 20년을 맞아 ‘땅을 얻었지만, 바다를 잃었다’는 지역사회 평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2006년 4월 21일, 군산 김제 부안 앞바다에 세계 최장 방조제(33.9㎞)를 쌓은 새만금은 전주시 약 2배(401㎢) 넓이에 달하는 땅과 호소를 갖춘 간척지로 바뀌었다. 반대로 그만큼 넓은 바다가 사라졌다.

전북자치도는 21일 물막이 완공 20년 맞이 보도자료를 통해 “그동안 새만금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역동적인 ‘기회의 땅’으로 탈바꿈 했다”고 평했다.

특히, “최근 체결된 현대자동차그룹 투자 협약은 새만금이 재생에너지 거점이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첨단 로봇산업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는 변곡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론 이 같은 대기업 투자를 발판삼아 도민이 그 결실을 누리는 ‘대도약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또한 “이재명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 의지는 이를 실현할 강력한 엔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미정 도 새만금해양수산국장은 “20년 전 물막이 공사가 새만금의 시작이었다면, 지금의 핵심 인프라 구축과 대기업 투자는 전북특별자치도의 새로운 100년 기틀을 다지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바다를 땅으로 바꾼 그 기적의 현장이 도민들에게 실질적인 풍요로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이젠 희망고문을 끝내고 실현 가능성, 특히 친환경성에 무게를 둔 개발계획 새판짜기를 촉구하는 시민사회 목소리도 쏟아졌다.

새만금상시해수유통운동본부, 전북도의회 농업복지환경위원회는 21일 오창환 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명예교수와 방채열 고창선주협회장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도의회에서 새만금 물막이 20년 맞이 토론회를 갖고 정부와 전북도에 이 같이 촉구했다.

이들은 먼저, 대규모 간척공사와 수질개선 실패 등의 여파로 발생한 천문학적인 수산업계 피해 실태를 재차 고발했다.

도의회 새만금외해역피해조사연구회가 공개한 그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새만금 착공 전후(1991~2024년) 도내 어업 생산량은 총 13만여 톤에서 6만여톤 규모로 반토막 났다. 덩달아 도내 어가 인구는 1만9,000명대에서 4,900명대로 74% 감소, 어업 종사자 또한 1만1,000명대에서 4,200명대로 62% 줄어드는 등 어촌 공동체가 소멸위기에 직면했다.

이로인한 수산업계 손실액만도 최소 13조697억원, 최대 19조6,483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같은 기간 이웃인 충남과 전남지역 어업 생산량이 전북 대비 약 1.5배와 3.1배 증가한 점 등을 고려했을 때다.

여기에 전북연안 곳곳의 침식, 또는 퇴적현상으로 인한 대체어항 건설이나 해수욕장 유지용 모래 사재기 등의 문제까지 포함한다면 그 손실은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그만큼 수질 오염과 조류 변화 등에 따른 해양환경 훼손 실태는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그만큼 많았다.

대표적인 대안으론 △조력발전과 연계한 전면적인 바닷물 유통 △내측 갯벌 생태계 복원과 비매립 갯벌 습지보호구역 지정 △신공항 건설사업 백지화 △분산에너지 특화단지와 RE100(재생에너지 100%) 산업단지 지정 △새만금 거버넌스 재구성 등이 제시됐다.

유기만 새만금상시해수유통운동본부 사무국장은 “물막이 후 지난 20년은 해양환경 파괴는 물론 수백년, 수천년을 이어온 어촌 공동체마저 완전히 붕괴시키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 20년은 ‘어민의 시간’이 돼야 한다”며 “해양 생태계 복원과 더불어 어촌 공동체를 되살릴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또한 “물막이 후 20년, 이제 새만금에 기대어 사는 뭇 생명의 권리를 인정하고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며 “앞서 극심한 오염과 갈등으로 몸살을 앓다가 민·관 거버넌스를 통해 되살아난 경기도 시화호 사례처럼 전북형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게 그 첫번째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만금은 시화호보다 25년이 뒤처졌다.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다음 20년도 희망고문으로 끝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이른바 ‘희망고문’ 중단 지시에 따라 새판짜기 작업이 한창인 새만금 기본계획 재수립안을 올 6월 말께 내놓을 예정이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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