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성빈 장수군수 예비후보가 20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의 시스템 공천을 비판하고 있다.
/정성학 기자
■ 제9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D-43
더불어민주당이 자랑해온 신뢰의 상징, 즉 ‘시스템 공천’이 와르르 무너질 조짐이다.
민주당 텃밭인 전북 곳곳에서 하루거르다시피 불공정 공천 시비가 터져나오고 있는데다, 금권선거와 여론조작 의혹을 둘러싼 경찰 수사까지 확산하는 등 파국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관련기사 2면>
양성빈 장수군수 예비후보는 20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주말 사이 중앙당에서 벌어진 당내 경선 재심신청 기각 건을 문제삼아 “민주당의 시스템 공천은 당헌 당규를 정면으로 위반한 지도부의 ‘부정 행위자 감싸기’ 도구로 전락했다”고 힐난했다.
그는 앞서 11~12일 치러진 경선 때 최훈식 현 장수군수가 당의 지침을 무시한 채 오프라인 선거운동을 벌이는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며 재심을 신청했었다.
양 예비후보는 “중앙당 재심위 또한 사안의 중대성을 인정해 그 인용을 결정했다. 하지만 최고위원회는 명확한 법리적 근거도 없이 이를 최종 기각 처리해버렸다”며 “이는 명백한 당헌 위반이자 공정한 경선을 기대한 후보자의 권리를 원천 박탈한 폭거”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는 지금이라도 당헌에 명시된 대로 부정 행위자의 후보 자격을 즉각 박탈하라”고 목청을 높였다.
전북도지사 경선 무효를 주장하며 무기한 단식 농성중인 안호영 국회의원 또한 당 지도부를 향해 이원택 후보에 대한 재감찰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20일 국회 앞마당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그는 이 후보를 둘러싼 청년모임 ‘식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 “중앙당 윤리감찰단이 충분한 조사와 확인조차 없이 ‘혐의 없다’고 결론 낸 채 경선을 강행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이원택 후보의 ‘방패 역할’을 멈추고 공정한 재감찰을 결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더욱이 “지난 토요일 국회를 찾아와 증언한 전북의 두 청년이 그 전날인 금요일에야 처음으로 당의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는데, 이는 조사 절차의 공정성과 판단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을 더욱 키우고 있다”며 “정청래 대표는 과연 공정한 감찰이었다고 지금도 생각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직격했다.
또한 경찰의 엄정한 수사도 촉구했다.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 15일 이원택 후보 지역사무실 등을 전격 압수수색 한 채 수사에 착수했다.
앞서 같은 당 소속 시장 군수 예비후보들 또한 줄줄이 당내 ‘여론조작’ 의혹을 문제삼아 경선 보이콧을 선언하기도 했다.
여기저기서 말썽난 여론조사용 휴대전화 안심번호(가상번호), 특히 경찰 수사선상에 오른 도내 8개 시·군 여론조작 의혹을 문제 삼았다.
경선 보이콧 결의자는 한수용(진안), 성준후(임실), 임종철(순창), 김양원(부안) 등 모두 7개 시·군 8명에 이른다. 이는 도내 전체 14개 시·군 선거구 중 과반에 달하는 규모다.
이들은 지난 2일 합동 기자회견에서 “침묵으로 의혹을 덮거나 시간으로 분노를 무디게 하려는 지도부는 더이상 지도부가 아니다”며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는 경선 절차를 즉시 중단한 채 재설계 하라”고 강력 주문했다.
이 같은 시스템 공천 불신 문제는 한 두건이 아니다. 차기 당권이 걸린 8월 전당대회를 겨냥한 ‘지도부 심판론’까지 제기될 지경이다.
당 안팎에선 장기간 전북에서 지속돼온 민주당 중심의 정치권력 독점구조가 낳은 필연적 결과란 비판이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관계자는 “여야간 경쟁이 팽팽한 타 지방과 달리 전북의 경우 민주당 일당독주 구조가 형성되다보니 선거철마다 이런저런 잡음이 터져나올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는 식의 정치풍토를 바로잡지 않으면 풀뿌리 민주주의 발전은 요원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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