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지 채용신(蔡龍臣, 1850 –1941)의 십장생도(국립현대미술관 소장)가 공개된다.
1922년에 그린 이 작품은 비단에 수묵채색으로 그려졌으며, 크기는 가로 310cm, 세로 80cm에 달한다. 전통적인 '십장생' 도상에 채용신 특유의 세밀한 필치와 근대적인 감각이 더해진 것이 특징이다.
그는 전북출신으로, 대한제국 황실의 어진을 제작, 근대기를 대표하는 초상화가로 알려져있다.
‘십장생’은 장수를 상징하는 열 가지를 그려 건강과 평안을 기원하는 그림이다. 이 작품엔 엔 전통적인 십장생에 파초, 공작, 원숭이 등 새로운 식물과 동물을 추가로 그려넣었다.
근대기에 새롭게 변화된 모습으로, 이상향에 현실세계를 더한 작품으로 이해할 수 있다.
서울 강서구 겸재정선미술관은 14일부터 6월 21일까지 특별 기획전 ‘소나무, 늘 푸르른’을 갖는다.
겸재 정선 탄생 350주년을 기념해 조선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소나무 그림의 정수를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고려대학교 박물관 등 국내 주요 8개 기관과 협력해 마련됐다.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명작 23건 37점을 한자리에 모아 국민들이 가까운 겸재정선미술관에서 수준 높은 작품을 직접 감상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전시는 조선시대 회화 속 선비의 기개와 고고한 품격을 상징하던 소나무가 근·현대를 거치며 작가 개개인의 시선이 담긴 풍경으로 변화해가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근대기 이후 소나무는 사시사철 푸르름을 간직한 영원함의 상징이자, 문인의 이상향을 대변하는 소재에서 하나의 자연물로 인식됐다. 작가들은 소나무를 상징이 아닌 개인적인 경험과 감각이 투영되는 대상으로 생각하였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소나무는 각자의 시선과 매체, 조형 언어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용의 역동적인 기개를 연상시키는 정선의 ‘사직노송도’ ▲소나무 아래 생황을 부는 신선의 모습을 신비롭게 그린 김홍도의 ‘송하선인취생도’ ▲거대한 소나무 아래 두 인물이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담은 이인문의 ‘송하담소도’ 등 조선 화단 거장들의 명작이 포함됐다.
또 ▲전통적인 십장생도에 새로운 식물과 동물을 더한 채용신의 ‘십장생’ ▲전통 산수화를 현대적 색채와 구성으로 재해석한 박노수의 ‘향운’ 등 근대 작품을 비롯해 ▲바람에 흔들리는 소나무를 영상으로 구현한 이이남의 미디어아트 ‘명청회화-크로스오버’ 등 현대 작품까지 폭넓게 아우른다.
정선의 3대 대표작으로는‘금강전도’와‘인왕제색도’, ‘박연폭포’가 꼽힌다. 먼저 산수화인‘금강전도’는 지금은 북한에 있는 금강산의 겨울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금강산 1만 2000봉을 원형 구도의 부감법으로 거침없이 그려낸 것이 특징이다.
‘인왕제색도’는 오랜 친구인 이병연과의 우정으로 탄생한 작품. 풀이하면 ‘비가 그친 뒤 인왕산 모습을 그린 그림’이라는 뜻이다. 한여름 소나기가 지나간 뒤 비에 젖은 인왕산 바위와 산 아래 낮게 깔린 구름을 사실적으로 그린 걸작이다. 이병연이 병에 걸리자 그를 위로하기 위해 그렸다고 전해진다.
‘박연폭포’는 개성의 박연폭포를 담았다. 70대에 이르러 필력이 무르익은 정선이 필법과 묵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남긴 불멸의 명화다. 중앙박물관 전시에서는 1711년 금강산을 여행한 뒤 남긴‘풍악도첩’과 ‘북원수회도첩’, 금강산과 동해를 주제로 한 ‘해악전신첩’이 나왔다. 오랜 벗인 조영석의 작품 ‘설중방우도’도 감상할 수 있다. 정선은 화훼영모화(꽃과 풀, 날짐승과 길짐승 등을 소재로 한 그림)에서도 탁월한 실력을 발휘했다. 대표작은 8폭으로 된 ‘화훼영모화첩’. ‘독서여가’는 50대 초반 유란동에서 살 때의 모습을 그린 자화상이다.
전시는 ‘상징에서 풍경으로’에서는 ‘상징’에서 벗어나 ‘풍경’으로 확장된 소나무의 변화를 통해 근대 이후 전환된 양상을 살펴볼 수 있다.
관람객을 위한 이색적인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AI 이미지 생성 체험’ 공간에서는 관람객이 조선시대 그림 속 인물로 자신을 투영해 보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으며, 생성된 이미지는 소장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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