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이라는 한계와 여성 경영인이라는 편견을 깨고, 30년간 산업디자인 분야에서 독보적인 길을 걸어온 인물이 있다.
주식회사 제일의 허점숙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조달청 랭킹 5위권의 강소기업을 일궈낸 기업가이자, 이제는 전북의 미래를 위해 정치라는 새로운 무대에 서려는 허 대표를 만나 그의 경영 철학과 비전을 들어보았다./편집자 주
미술 학도에서 '아트 디렉터'로… "작가의 생존을 고민하다"
허점숙 대표는 원래 순수 미술을 전공한 작가 지망생이었다.
하지만 대학원 졸업 후 마주한 현실은 냉혹했다.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도 홍보와 판로를 찾지 못해 생계에 위협을 느끼는 동료 작가들의 모습에서 그는 새로운 길을 발견했다.
"좋은 작품을 세상과 연결해 주는 '아트 디렉터'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죠."
30세에 부지를 매입하고 31세에 회사를 설립한 그는 프로젝트마다 작가들과 치열하게 소통하며 '대중과 호흡하는 예술'을 만들어냈다.
현재 주식회사 제일은 산업디자인, 공공디자인, 전문건설업 등 세 가지 면허를 보유하며 공공 프로젝트 수주 랭킹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무엇보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것이 곧 경영으로 연결되고 있다.
몇날며칠을 함께 고생하며 작품을 완성했을때의 그 희열감 때문에 일을 놓을 수 없다는 허 대표는 항시 작품 구상중에 있다.
'9시 첫 타임'의 성실함으로 물리적 거리를 극복하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서럽고 힘든 일도 많았다.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고 오로지 실력을 키워 올라가자라는 생각만 했다는 허 대표는 하나하나 단계를 밟으며 올라가기 위해서는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성실함으로 다가서자는게 그의 성공 밑거름이 됐다.
주어진 역할에서 상대방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 내 것을 조금 양보하는 것, 인생의 지혜는 사업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또한 욕심을 부리지 않고 최악의 상황 고려와 그 충격을 감당할 정도의 담대함마저 갖추고 있다.
결국 지방 기업으로서 겪어야 했던 우려를 잠재운 비결은 다름 아닌 '성실함'이었다.
허 대표는 전국 단위의 미팅이나 PT가 있을 때면 항상 오전 9시 첫 타임을 고집했다.
물리적 거리감을 해소하기 위한 그의 이 같은 노력은 발주처의 신뢰로 이어졌고, 현재는 해외 프로젝트까지 성공시키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보훈(報勳)에 바친 진심, "이름 없는 희생을 기억해야"
허 대표의 경영 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보훈' 관련 프로젝트다.
전주 건지산의 전북 추모비와 보훈누리공원 조성 등은 그가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성과다.
"학도호국단 명비를 제작하며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채 스러져간 영혼들을 보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이분들의 희생을 잊지 않도록 교육적인 공간을 만드는 것이 저의 사명이라고 느꼈죠."
현재 재향군인회 여성 부회장으로도 활동 중인 그는 안보 의식이 희박해져 가는 젊은 세대에게 역사의 소중함을 알리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전북은 버려진 자식인가"… 정치를 향한 분노와 결단
성공한 기업가인 그가 정치에 발을 들인 이유는 전북 경제에 대한 '안타까움'과 '분노' 때문이다.
30년 민주당 독점 체제 아래 전국 최하위권으로 떨어진 전북의 지표를 보며 그는 결심했다.
"고속도로를 들어올 때 이정표를 보지 않아도 전라북도임을 알 수 있을 만큼 분위기가 어둡습니다.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 고향을 떠나고 있어요. 견제가 없는 정치는 결코 발전할 수 없습니다."
그는 8년 전, 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자신과 똑같은 사회적 불만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엄마 세대가 세상을 바꾸지 못해 미안하다"는 마음으로 정당 생활을 시작했다.
"날카로운 시선으로 예산 낭비 막는 브레이크 될 것"
현재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 경선에 임하고 있는 허 대표는 자신을 '정책 및 기획 전문가'로 정의한다.
정치를 시작한 계기는 아이가 겪는 사회 불만이 자신이 젊었을 때와 같다는 것을 깨닫고 세상을 바꾸기 위함이며 한 명의 의원이라도 제대로 된 견제 역할을 한다면 전북의 정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전북에서 국민의힘 의원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지만, 민주당 독점 체제에서 견제가 없어 발전이 없음을 비판하며, 정책 전문가로서 포퓰리즘과 중앙당 중심의 정치를 강력히 견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선심성 예산과 포퓰리즘에 강력한 브레이크를 걸겠습니다. 중앙당에 당당히 목소리를 내어 전북의 몫을 찾아오고, 여성 기업인 특유의 청렴함과 섬세함으로 도민들에게 헌신하고 싶습니다."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무(無)에서 유(有)'의 창조 정신으로 살아온 허점숙 대표. 그의 날카로운 시선이 정체된 전북의 정치 지형에 어떤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지 귀추가 주목된다./윤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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