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생각] ‘눈’을 뺏지 말아주세요

최근 청소년 SNS 금지에 대하여

기사 대표 이미지

최근 들어 청소년들이 SNS를 사용할 수 없도록 법제화해 막으려는 국가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실제로 시행하는 국가도 생겨나면서, 지금 세계는 “청소년 SNS 금지 열풍”이 불고 있고 할 수 있다. 지난 12월 12일부로, 오스트레일리아(호주)는 16세 미만 청소년들이 Facebook, Instargram, Youtube(kids 제외), 틱톡 등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SNS들의 계정을 보유, 접속하는 행위를 일체 불가능하게 하라는 법안이 시행되었다. 이를 위한 합리적인 장치를 마련하지 않는 SNS 기업들에는 최대 4,950만 호주 달러, 한화로 약 500억이라는 거액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이 같은 규제 조치는 호주에서 끝나지 않았다. 말레이시아는 내년부터 청소년 SNS를 금지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고, 덴마크와 일부 미국 주에서도 활발히 논의 중이다. 영국과 프랑스는 청소년 SNS 사용에 대한 부모 동의를 의무화하거나 연령 확인 절차를 강화했다. 이제는 한국에서도 ‘청소년 SNS 금지’를 시행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고, 이에 따른 논란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제부터는 이에 대한 문제점들을 청소년의 시각으로 알아보도록 하겠다.

먼저, 청소년의 SNS 사용 금지에 대한 배경부터 알아보자. 호주의 경우를 대표적으로 살펴보자면,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 보호”를 이유로 들었다. 호주 정부는 SNS를 청소년에게 우울감과 외모에 대한 강박, 유해 알고리즘을 안겨주는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본 것이다. 물론, SNS가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게 하여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해 정신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의견들이 존재하기는 하나, SNS가 정신 건강에 미치는 이로운 영향들도 무시할 수 없다.

앞서 말한 문제점이 발생하는 이유는 ‘청소년기는 또래와 집단, 인간관계에 민감해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불안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소가 있기 때문에, SNS는 청소년에게 이로운 영항을 미치기도 한다. 서로 얼굴을 맞대지 않고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아예 음성도 없이 채팅으로만 대화할 수도 있다. 현실에서의 만남보다 신경써야할 점들이 상대적으로 적어 불안감을 완화하고, 사회적 연결을 촉진할 수 있다고도 한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성준 교수는 “때로는 현실에서 원하는 위로를 온라인상에서 얻기도 하며, 이 과정이 지지와 격려를 받을 수 있다.”, “대인관계 욕구가 높으면서 동시에 불안도가 높은 사람은 온라인 환경에서 그 불안감을 완화할 수 있다.”하며 SNS의 이로움을 다시 강조했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 사람들과 소통하고, 취향에 맞춰 재미있는 영상물을 보면서, 현실 세계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가상공간인 SNS라는 가상공간에서 해소할 수 있다. 게다가 SNS는 청소년들의 스트레스 해소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SNS는 ‘정신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유해한 수단’이 아니라 오히려 ‘정신 건강을 지키는 이로운 수단’이 될 수 있는 것이다.

SNS 금지의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미국에서도 청소년 SNS 금지에 대해서 ‘청소년들의 표현의 자유를 극도로 억압하는 위헌적 법안’이라며 거대한 반발 의견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만큼 이 문제는 청소년의 자유와 권리에 대해서 많은 논의가 필요한 주제이다. 그리고 SNS 금지를 실제로 시행한다면, 사용자의 나이는 어떻게 수집하여 판단, 규제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한다. 나이를 사용자가 직접 입력하라고 하는 것은 청소년들에게 “나이를 속이세요!”라며 광고하는 꼴이다. 그렇다고 기기에 등록된 사용자 정보나, 주민등록번호 인증은 미디어 기업들에게 우리의 개인정보를 넘겨야 한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들이 미디어 기업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는가? 우울감 문제와 현실에서의 연결도 물론 중요하지만, 표현의 자유와 개인정보 이슈는 우리 모두의 문제인 것이다.

청소년들에게 SNS라는 가상공간은 자기자랑, 혐오, 유해의 공간만은 아니다. 관계의 불안감을 완화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얼굴을 보지 않고도 자신의 생각을 표출하고, 서로의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창구로서 긍정적으로 활용될 점이 많다. 만약에, 꼭 규제가 필요하다면 청소년들의 의견을 들어 극단적 사상의 커뮤니티 등 유해 사이트들로의 접속만 차단하거나, 디지털 사용 교육을 실행해야지 ‘SNS의 일부가 유해하니 사용 자체를 막아버리겠다.’는 것은 최악의 정책이 될 수밖에 없다.

키보드에서 ‘SNS’라는 단어를 한영키를 바꿔 입력하면 ‘눈’이 된다. 단순한 말장난이 아니라, SNS는 집에서 편안하게 다른 사람의 일상과, 좋은 메시지들, 재미있는 영상들을 한 번에 볼 수 있게 해 주는 ‘디지털 세상으로의 눈’인 것이다. 청소년들도 디지털에서의 ‘눈’을 가질 권리가 있고, 그것을 빼앗아가지 말아야 한다. 청소년들의 긍정적인 사용 확대와, 바람직한 규제 정책으로 ‘모두가 안심하고 사는 디지털 세상’이 되기를 희망한다. /안지원 청소년 기자

💬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