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로 기억되는 무더운 여름 날! 보령에 자리하고 있는 숲속의 정원 “미옥서원”에서 열리는 “니체 극장” 북 콘서트에 남편과 함께 다녀왔다. “니체 극장”의 벽돌 두께 책 저자 고명섭 작가와 미옥서원의 촌장이 두꺼운 책갈피 하나하나를 짚어 가며 사고의 관성을 흔들고 두뇌의 신경을 자극하는 인문학 관점에서 풀어가시는 매력에 푹 빠져서 다음번 “하이데거 극장 북 콘서트”도 미리 예약하고 돌아왔다. 필자의 사춘기 시절 호기심에 ‘니체’의“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은 기억들이 잠시 뇌리를 스쳐갔다. “나는 그대들에게 정신의 세 가지 변화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어떻게 하여 정신이 낙타가 되고, 사자가 되며 사자는 마침내 아이가 되는가를! 그 시절 느꼈던 같은 설렘이 어린아이처럼 필자의 삶을 살고자 했던 바람들이 꿈틀거리며 용솟음치는 순수한 내면세계의 흔들림과 존재감을 다시 깨닫게 되는 희열을 맛보았다.
낙타는 어떤 존재일까? 낙타는 무거운 짐을 지고 광야를 묵묵히 걸어갑니다. 매일 출근하고, 일하고, 가족을 돌보며 사는 우리들의 평범한 모습이 곧 낙타라고 말할 수 있지요. 의무감과 규칙에 따라가는 삶은 즐겁지 않습니다. 점점 내면 깊은 곳에서 정말 내가 걸어가고 있는 삶이 맞는 것일까? 하는 의문과 갈등들이 더 이상 무거운 짐을 지고 싶지 않을 시점에 도달하게 합니다. 바로 이순간에 우리 내면에 사자의 정신이 깨어납니다. 사자의 정신은 거부와 저항의 상징입니다. 사자는 날카로운 이빨, 강한 발톱으로 자신을 억누르는 목소리에 맞서게 됩니다. “너는 이렇게 살아야 한다.”라는 도덕과 규범, 부모와 사회의 기대와 우리 내면세계를 억누르고 지배하려는 목소리였습니다. 사자는 그 목소리에 ”아니“ 라고 외치며, ”나는 내 길을 가겠다“라고 선언합니다.”이건 아닌 데“”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라는 내 가슴속의 절박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따르려 할 때, [위험해] [그건 무모해] [가족은 어떻게 할 거야]와 같은 멈춤의 채근 메시지가 우리를 힘들게 합니다. 니체는 이런 목소리를 [신의 목소리]라고 부릅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조차도 자기를 진심으로 걱정한다며 ”노예의 도덕”을 들려줍니다. 사자는 이 신의 목소리에 거부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자유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자는 싸워서 낡은 가치와 도덕을 무너뜨렸지요. 하지만 충분하지 않은 미완성이기에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야 합니다. 바로 여기서 아이의 정신이 필요합니다. 아이의 삶은 놀이입니다. 주위의 시선도 필요 없고, 사회의 규범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그저 하고 싶은 것을 놀이처럼 순간순간을 즐깁니다. 누가 뭐라 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창조합니다. 의무와 도덕의 무게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 이것이 아이의 정신입니다. 니체는 아이처럼 순수하고 창조적인 정신으로 자기 삶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을 초인이라 했고, 초인은 더는 남이 정한 가치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 삶을 창조하는 “주인의 삶”을 살아가는 존재라고 했다. 니체에게 라틴어 [ 운명을 사랑하라 ] 라는 아모르파티는 우리에게 삶의 모든 경험인 희로애락 즉 기쁨과 고통, 성공과 실패를 있는 그대로 긍정적인 자세로서 기꺼이 나의 삶으로 받아들이고 모든 삶의 순간순간에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려고 했다. 오늘도 8개월 된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손녀딸이 까르르 웃어주는 이 행복한 순간의 한 조각 한 조각을 사랑하고 껴안는 필자의 삶이 [주인의 삶] 아닐까? /안승현(지속가능발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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