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알리바바의 AI칩

기사 대표 이미지

‘열려라, 참깨’로 유명한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은 『천일야화』 중 하나이다. 부유하나 욕심 많은 형 카심과 가난한 나무꾼 알리바바가 주인공이다. 어느 날 땔나무를 구하러 숲에 갔다가 40인의 도둑이 바위로 막힌 동굴을 여는 비밀 주문을 엿듣는다. 그리고 도둑들이 사라지자 동굴을 열고 들어가 금화를 훔쳐 왔다.

그 소식을 들은 형 카심도 동굴로 들어가 금화를 훔친다. 그런데 너무 많이 챙겨 결국 나오지 못하고 갇혀 죽는다. 이후 도둑들은 비밀을 아는 알리바바를 죽이려 쫓지만, 착한 노예 덕에 슬기롭게 극복한다. 이 이야기에서 따온 기업이 중국의 ‘알리바바’이다.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영어 강사로 일하던 마윈이 동료들과 함께 1999년에 설립했다.

2000년 별 관심을 끌지 못하던 이 회사에 2,000만 달러, 우리 돈 약 290억을 투자한 기업이 있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이다. 당시 손 회장은 마윈의 창업 아이디어만 듣고 투자했다고 한다. 보통의 혜안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지금 알리바바의 최대 주주 역시 소프트뱅크이다.

알리바바는 중국 내 전자상거래를 맡는 ‘타오톈’만 남기고, 사업부를 독립시켰다. 플랫폼 기업으로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내용을 보면 클라우드 컴퓨팅과 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개발하는 ‘클라우드 인텔리전스’, 알리익스프레스 등 해외 커머스를 담당하는 ‘글로벌 디지털 비즈니스’를 비롯해 배달, 물류, 디지털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나뉘었다.

여기에 자체 OS도 개발했다. 리눅스 기반의 휴대폰 운영 시스템 ‘윈OS’는 중국이라는 광활한 내수시장을 겨냥해 널리 배포 중이다. 자동차를 동력 기관이 아닌, 인터넷에 연결된 IoT 기기라는 데서 착안해 개발한 ‘알리OS’는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이어 커넥티드카 시장 세계 2위를 점유 중에 있다.

이렇듯 온라인 쇼핑에서 출발해 엄청난 성장을 이뤘지만, 시련도 있었다. 알리페이를 앞세워 핀테크 사업을 확장해 가려다 규제에 막히자, 중국 금융 시스템이 낡았다고 비판했다가 엄청난 대가를 치렀다. 2021년 4월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중국 정부로부터 우리 돈 3조 원의 벌금을 부과받은 것이다.

엊그제 알리바바가 자체 AI칩을 개발했다는 소식에 엔비디아 주가가 3% 하락했다고 한다. 중국 최대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인 만큼 알리바바는 그동안 엔비디아의 AI칩을 가장 많이 구입하는 고객 중 하나였다. 그러나 자체 개발로 그 의존도가 크게 줄어들 거라는 전망이 작용한 것이다.

미국은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그럴수록 중국은 자체 개발에 주력한다. ‘제2의 ‘딥시크’라는 알리바바의 AI칩이 지금 미국을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뿌리치려는 자와 따라가려는 자의 싸움을 강 건너 불구경으로 볼 수만은 없어 마음이 착잡하다. 우리도 저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판용(시인·전북대 특임교수)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