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뉴스를 보면 하루가 멀다 하고 ‘생성형 AI’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챗봇이 논문을 요약하고, 몇 줄의 지시만으로도 그림과 음악을 만들어내는 시대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공상과학 영화 속에서나 가능하다고 여겨지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 사람들은 놀라움과 함께 불안도 느낀다. “이제 인간의 창작은 더 필요 없지 않을까?”라는 물음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역사를 돌아보면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가져왔다. 인쇄술의 발명은 필경사들의 자리를 위협했지만, 지식의 대중화를 가능하게 했다. 사진기의 등장은 화가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듯 보였으나, 오히려 회화는 사실 묘사에서 벗어나 추상과 표현의 세계를 열었다. 인터넷 역시 출판업에 위기를 주었지만, 동시에 누구나 지식을 생산하고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생성형 AI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생성형 AI가 잘하는 일은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패턴을 찾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래서 보고서 초안을 작성하거나, 마케팅 문구를 만들고, 음악의 기초 멜로디를 구성하는 데 뛰어난 효율을 보인다. 하지만 그 결과물이 반드시 독창적이거나 의미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는지, 어떤 메시지를 담고 싶은지에 따라 결과물의 가치가 달라진다. 즉, 기술이 창작을 대신에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상상력을 확장하는 도구가 되는 것이다.
물론 과제도 있다. 첫째, 저작권 문제다. AI가 학습한 데이터 속 창작물은 누군가의 지적 재산이다. 이를 어떻게 보호하고 공정하게 활용할지는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둘째, 정보의 신뢰성이다. 생성형 AI가 만들어내는 글이나 그림은 그럴듯하지만,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경우가 많다. 이를 검증하고 올바르게 활용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셋째, 인간 고유의 창의성이다. 단순히 빠르고 편리하게 만들어낸 결과물에만 의존한다면 오히려 사고의 폭이 좁아질 수 있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두려움이 아니라 균형 잡힌 시각이다. 반복적이고 단순한 작업은 AI에게 맡기되, 인간은 더 깊은 해석과 비판적 사고, 가치 부여에 집중해야 한다. 생성형 AI는 단순한 생산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창의성을 다시 묻는 거울이기도 하다. 우리가 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미래의 문화와 산업의 모습이 달라질 것이다.
/강윤정(교수·원광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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