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교육 방송에서는 대한민국 교육을 고민하면서 세계교육을 소개하는 ‘다큐멘터리 K 교육 혁신 세계의 교육’을 방영하였다. 당시 큰 관심을 끌어냈다. 핵심어로 이야기하는 각국 교육의 특징은 이렇다. 싱가포르의 교사 양성, 독일의 진로 교육, 에스토니아의 미래역량교육, 프랑스의 생각하는 힘, 이스라엘의 영재교육, 핀란드의 공교육, 미국의 다양성, 호주의 학력 격차 등이 주제였다. 8개국 교육제도 특징을 소개하면서 대한민국 교육의 현주소를 새롭게 조명할 목적이었다. 최근 연수 때 교육 혁신 세계의 교육을 제작한 PD의 특강을 들었다. 8개국중 싱가포르, 독일, 이스라엘 3개국에 대한 심도 있는 교육제도를 통해서 우리나라 교육과 비교하는 기회를 가졌다. 나라마다 어떻게 교육력을 높일까? 하는 고민은 교육이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동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교육을 통한 입신양명, 식민지 독립 후 교육 위주 국가발전 전략, 치열한 입시경쟁이 특징이다. 우리나라도 학력 격차와 지나친 사교육, 입시경쟁이 치열한 나라인데 싱가포르는 상상 이상이다. 싱가포르는 초등학생 6학년 때 중학교 진학을 위한 소위 ‘PSLE’라는 국가 주도 ‘상급학교진학자격’이 시작된다. 심지어 명문 초등학교 입학을 위해서 경쟁이 치열하다. 그럼에도 싱가포르의 교육 특징에서 가장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교사 양성에 있다. 교육의 질은 결코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는 철학이 바탕에 깔려있다. 싱가포르에서는 교사가 되는 방법은 유일하게 국립교육원 NE를 졸업하는 것이다. 국가 주도로 교원양성을 통하여 교사의 질을 극대화한다. NE 교육이 강조하는 것은 교사가 교과 지식, 교수학습에 국한되지 않고 담당 과목 교재 및 부교재까지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교사는 해당 분야에 전문가가 되어야 졸업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싱가포르에서는 ‘교사는 선발하는 사람이 아니라 양성하는 사람이다’라고 한다. 이렇게 양성된 교사는 임용 후에도 교육을 위해 계속 노력한다고 한다. 초임 교사는 수업뿐만 아니라 멘토 교사와 수업내용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교사 전문 학습공동체’라는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보다 나은 수업법을 개발하고 교사 전문성을 높인다. 싱가포르는 모든 학교에서 ‘교사 전문 학습공동체’를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교사를 교육의 심장이라고 생각한다.
독일은 학생 개인 특성을 존중하는 교육을 한다. 이는 진로 교육으로 이어진다. 진로가 조기에 결정되고, 학생의 진로가 담임교사가 결정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정서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독일은 세계에서 첨단 제조업 중심지다. 그리고 기술교육을 강조해온 역사적 전통 속에서 제조 기술 장인에 대한 국가 대우가 좋다. 많은 학생들은 일찍부터 전문계로 진로를 선택한다. 독일 직업교육의 핵심은 이원적 직업교육인 아우스빌둥이다. 아우스빌둥은 직업교육을 받는 학생이 학사 일정 중 일정 기간은 학교에서 학습에서 나머지 기간은 본인이 신청한 직장에서 학습한다. 그리고 직업학교 수업 커리큘럼은 학교에서 만드는 일도 있지만 해당 기업에서 특정 수업 커리큘럼을 요청하는 예도 많다고 한다. 그래서 독일의 직업교육은 기업이 교육 주체이고 학교는 기업이 원하는 학생에게 커리큘럼을 가르치는 곳이다. 훌륭한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교육 주체가 누구든 상관없다는 실용주의가 녹아들어 있다.
마지막으로 이스라엘에 대하여 간단히 언급하겠다. 이스라엘은 살아남기 위해 인재 육성에 힘쓴다. 질문하는 인재, 도전하는 인재, 협동하는 인재 양성에 힘쓴다. 그리고 가족 안의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한 가정교육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기 위한 봉사 교육을 강조한다. 이스라엘은 학생 개개인의 영재성을 발굴하면서도 결코 자신만을 아는 사람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다양한 지역사회 봉사를 의무교육으로 하고 있다. 사회적 책임과 공동체의 가치를 강조하는 교육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에서 언급한 3개국의 교육제도는 역사적 전통과 특수한 환경에 맞게 최적한 것이다. 그래서 교육적 가치가 있고 성과를 내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교육 해법이 있기보다는 참고 사항일 뿐이다. 아무리 훌륭한 교육제도라 하더라도 나라마다 풍토와 문화, 역사적 전통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제대로 된 교육이 될 수 없다는 점이다. 의미가 없다. 과거 진보 교육감이 혁신학교를 운영하면서 핀란드의 공교육을 도입하기 위해 수없이 해외연수와 초청특강 등을 통해 새로운 교육을 모색했지만, 실험에 그쳤다. 요즘 논란이 되는 고교학점제도는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즉, 공간이나 교사 수급 등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고 전면 실행하면서 나타나는 많은 문제점이 그렇다. 요즘 폐지까지 거론되고 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다. 대한민국의 토양과 전통에 철학적 기반을 두고 국민적 합의를 거치는 우리식 교육제도가 준비되었으면 한다.
/이상훈(한국 한방고등학교 교장·진안문화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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