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11월 24일 15시35분
군산시 '범죄 공무원 봐주기' 기관경고
전북도 감사, 기소유예나 벌금형 16명 징계 요구도 안해부당한 승진 가산점 부여, 혈세낭비 행정 등 문제 투성이
24일 전북도 감사위원회에 따르면 군산시의 기관운영 실태 전반을 종합감사한 결과 이 같은 문제를 포함해 모두 28건에 이르는 부당한 행정사례가 확인돼 기관경고 조치와 함께 관계 공무원 50여 명은 훈계처분, 관련 예산 16억여 원은 감액과 회수 등이 주문됐다.
우선, 군산시는 범죄를 저지른 공무원들을 징계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지난 5년(2019~23년) 사이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이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유예’, 또는 ‘벌금형’을 통보한 공무원 8명에 대해 인사위에 징계의결을 요구하지도 않은 채 내부종결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2명은 이미 징계시효까지 만료됐다.
또한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이나 폭행 사건 등의 문제로 ‘공소권 없음’ 통보를 받은 또다른 공무원 8명도 마찬가지로 징계 요구조차 없이 종결 처리했다. 이는 2019년 4월 개정된 지방공무원법, 즉 수사기관의 처분과 별개로 비위의 정도나 고의성 유무 등을 자체 조사한 뒤 인사위에 징계의결을 요구하도록 한 법규정을 정면 위반했다.
군산시측은 무려 5년간 이 같은 법 개정 동향을 잘 몰라 관행적으로 징계업무를 처리해왔다고 감사위에 해명했다.
그런가하면 인사행정도 제멋대로에 가깝다고 진단됐다.
감사결과 군산시는 동기간 업무와 관련성을 따져보지도 않은 채 특정 자격증 소지자들은 가산점(0.25~0.5점)을 일괄적으로 부여했는데 이런 사례는 모두 72명에 달했다. 더 큰 문제는 이 과정에서 45명의 승진 후보자 명부 서열이 뒤집어졌고, 이중 8명은 직무수행 비관련자 임에도 부당한 가산점을 받아 그 명부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반대로 특정분야 임기제 공무원 6명을 채용하면서 필수사항이 아닌 일정 수준의 어학시험 점수를 응시요건으로 제시해 응모자격을 부당하게 제한한 사실도 적발됐다. 게다가 시험주관부서 소속 공무원들(76차례 총 152명)을 관행적으로 시험위원에 위촉해 공정성 훼손 우려 또한 적지않았다.
혈세를 낭비한 주먹구구식 행정도 도마에 올랐다.
대표적인 사례론 군산시가 발주한 총 550억 원대에 달하는 한 공공 공사현장이 지목됐다. 감사결과 문제의 사업은 불필요한 공사나 시설물이 곳곳에 포함됐고 전체 자재 40%는 저렴한 재활용제품을 의무 사용하도록 한 규정을 위반하는 등 무려 8억원 가까운 공사비가 부풀려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실정이지만 군산시는 문제의 설계서를 면밀히 살피지 않아 속아 넘어갔다고 한다.
아울러 기금자산 이자 수익에도 별다른 관심이 없다보니 특정 기금의 경우 보통예금으로 관리해온 탓에 최소 4억원 이상 더 많은 이자를 챙길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도 다양한 부당, 또는 부실행정 사례가 지적됐다.
감사위는 이 같은 문제를 싸잡아 “군산시는 법규를 준수하며 성실히 그 직무를 수행해야할 의무가 있음에도 소속 공무원의 근무성적 평정, 채용, 징계의결 요구 업무에 대해 법규를 위반해 처리하는 등 인사업무의 공정성을 저해 한데다, 지역산업 등에 관한 업무 추진시 직무를 태만히 함으로써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행정을 수행해야 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책무에 관한 입법취지를 훼손했다”며 기관경고 조치를 내렸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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