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11월 12일 15시55분
나는 저 푸르른 하늘을 지키는 마루지기가 되고 싶다
[원지의 문(文)·화(畵) 스케치] 18.남천교와 남천마루
'마루(maru)'는 저 높고 푸르른 '하늘'을 의미한다. 나는 저 푸르른 하늘을 지키는 마루지기 되고 싶을 뿐이다.
아름다운 날들(A wonderful Days)를 기억하며, 아름다운 날들을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자유인이고 싶다.
모든 메뉴가 대표 메뉴라는 사장님 말씀에도 불구하고, 손꼽고 싶은 메뉴는 단연 칼국수. 바지락과 부추로 맑고 시원하게 끓여 낸 국물 맛이 첫맛을 사로잡고, 오동통 쫄깃한 면이 뒷맛을 책임진다.
뜨끈한 국물에도 면발이 쉬이 붇지 않아 마지막 한 가닥까지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담가 내는 겉절이도 빼놓을 수 없는 면발 도둑. 국산 팥으로 구수하게 끓인 팥칼국수, 오래된 간장으로 만든 양념장이 올라가는 비빔밥도 인기다.
'완산팔경(完山八景)에 ‘남천표모’가 있다.
남천은 한벽류에서 전주교에 이르는 지금의 남천교 부근을 이른다. 1960년대만 해도 날씨가 풀리면 아낙네들이 빨래감을 가지고와 여기에서 빨래를 하는 모습이 어찌나 평화롭고 아름다웠는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래서 이 모습을 '완산팔경'에 선정했다.
전주천이 살아나야 전주시민의 정서가 살아나고 전주시가 사람사는 도시로 자리잡게 된다. 다행이 요즘 여기에 원앙이 살고 수달이 서식한다고 하니 안심은 되지만 우리는 전주천이 옛날과 같은 시민의 휴식터로 그리고 삶의 터전으로 자리잡기를 두손 모아 기원한다./글=이종근·그림=원지(XU WEN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