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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08월 28일 14시10분

진안 중평굿은 오늘날 전라좌도-북동부굿의 조종(祖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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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 중평 마을문화와 중평 마을굿'(지은이 김익두 · 김태형 · 허정주, 펴낸 곳 민속원)이 전북대학교 농악/풍물굿연구소총서 8권으로 나왔다.

전북무형유산이기도 한 진안 중평굿은 오늘날 전라좌도-북동부굿의 조종(祖宗)으로서, 그 가락이 고제(古制)의 담박(淡泊)한 가락으로, 치배 전원이 전립(戰笠)을 쓰고 남성적-역동적인 부들상모놀음 활발하게 전개하여, 개인놀음보다는 단체놀음의 활기에로 우리를 이끌어간다. 임실ㆍ남원ㆍ순창 등 전라좌도-남동부굿의 굿가락 명칭에 ‘채’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는데 비해, 이 중평굿은 전라좌도-북동부굿의 전형(典型)으로서, 굿가락 명칭에 ‘마치’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이러한 명칭상의 차이점은 이 두 농악의 계통이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임실굿ㆍ남원굿이 모두 가락 명칭에 ‘채’라는 명칭을 많이 쓴다는 것은 이 농악들이 그 계통상으로 서로 상당히 가깝다는 것을 말해주며, ‘마치’라는 용어를 많이 쓰는 진안 중평굿은 이들과는 상당히 다른 원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 굿은 또한 다른 지역 농악에 비해 그 예능의 전통적 관습이 비교적 보수적이어서, 다른 농악의 가락ㆍ판제 등을 수용하지 않고, 본래의 소박한 가락과 판제를 거의 그대로 계승ㆍ보존해오고 있다. 이 점은 좌도굿의 가락ㆍ판제 들을 많이 수용한 우도굿과 상당히 다른 점이다.

이 굿은 하나의 굿―예컨대 삼채굿ㆍ영산굿 등―을 구성하는 데 있어서, 그 굿의 중심가락을 내어 치면, 반드시 빠른 가락(두마치가락)으로 맺어 완결짓고가 하며, 이미 한 번 내어 친 본가락을 맺은 다음에는, 그 굿마당에서는 다시 그 가락을 내어 치지 않는 보수적인 경향이 매우 강하다.

이 굿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독특한 특성들은, 풍물굿/농악에 깊은 관심을 가진 사람들로 하여금, 마치 우리 판소리사에서의 ‘동편제’가 우리를 이끌어가고자 하는 지평과 같은, 우리 풍물굿/농악 역사의 본래적인 ‘고졸미(古拙美)’ 미학의 소슬한 지평으로 우리를 이끌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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