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06월 13일 14시06분
임실향교에서 임실 한지의 우수성을 다음 세대에 전하다
[임실향교 '지천년이라네'에 가보니] 임실 한지는 천년을 간다
이 프로그램은 (재)문화재아웃리치연구소가 국가유산청의 우리 고장 국가유산활용사업에 임실의 한지 우수성을 알리고 전하기 위해 제안, 선정됐다.
대부분 한지는 전주한지 원주한지 안동한지 등만 알고 있으나, 임실에는 한지장으로 국가무형유산인 홍춘수선생과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인 김일수선생이 지정된, 한지제작에 있어 우수한 지역임을 다음 세대에게 전하기 위함이다.
2011년에 임권택 감독의 101변째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가 개봉됐다. 임감독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임실 청웅에 살고있는 국가무형유산인 홍선생을 찾았다. 임감독은 영화배우들과 함께 홍선생의 한지 만드는 모든 과정을 일일이 기록하고 또 얼마나 큰 노력이 있어야 하는지, 왜 이것을 지키려 하는지 등에 대해 꼼꼼하게 살피었다고 한다. 그 가운데 닥나무를 자르고 삶고 껍질을 벗겨서 만드는 모든 과정에서 특히 닥나무 섬유를 두들겨 물속에 넣고 한올 한올 풀어지게 하는 과정이 ‘달빛을 길어 올리는 것’ 같아 영화 제목을 그렇게 정한 것 같다.
어찌 되었든....우리 전통 한지는 천년을 간다고 ‘지천년’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일본의 화지, 중국의 선지보다 그 성질이 좋아 이탈리아에서는 유물의 복원에 사용하고 또 다른 예술품으로 변용되기도 한다. 또 국가유산청은 한지를 세계유산으로 지정하기 위해 올해 4월에 유네스코 등재신청 대표목록으로 선정, 제출하였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한지의 우수성을 알리고 세계유산으로 지정하려는 다양한 접근이 있다. 다만 한지의 사용이 공급과 맞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므로 한지의 세계유산지정을 위해 여러 분야에서의 산업화가 일어나야 하리라.
이에 문화재아웃리치연구소는 우리고장 국가유산활용사업인 임실향교를 대상으로 향교·서원활용 사업을 제안·선정, 진행하고 있다. 사업명은 '어이~ 유생!유생!'이다. 어이~는 부르는 호격조사이고 첫 번째 유생(儒生)!은 유학을 배우는 학생들을 가리키고, 뒤의 유생(乳生)은 임실의 대표 산물인 치즈를 상징화한 단어이다.
이 프로그램 가운데 임실 한지의 우수성을 알리고, 자라나는 세대들이 한지를 이용한 산업의 일꾼으로 자라 주길 바라며 만든 것이다.
이번 참가자들은 관촌에 있는 새싹어린이집 아이들이었다. 어린이들에게 임실이 한반도의 어느 곳에 있는지, 그리고 임실은 전북특별자치도 가운데서 가장 먼저 구석기인들이 도래, 살았던 섬진강 줄기의 ‘하가유적지’를 보면서 여기가 어디냐고 물었다. 또 강사가 신석기, 청동기, 철기의 문화를 소개했다.
어린 아이들이 섬진강을 기억하도록 따라 해보기를 했는데 아직 발음도 정확하지 않아 ‘떰진강’처럼 들리기도 하였으나 어찌나 열심히 집중하며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배우고 있었다.
얼마나 귀엽고 활기차고 생기 넘치는지, 아이들과 있으니 기분이 저절로 좋아지곤 하였다. 불국사 석가탑에서 출토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천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우리에게 잘 전해져오고 있다는 설명과 사진을 보면서 천년이라는 시간을 가늠도 할 수 없겠으나 ‘와아~’ 함성을 지었다.
어린이들은 전통 한지로 만든 신발에 스티커를 붙여서 예쁘게 장식하는 체험을 햇다. 어떤 어린이는 자기가 만든 신발을 신어보려고도 했다. 또 ‘엄마에게 선물하고 싶다’고도 하였다. 또 한지를 만져보고 부드럽다, 체험하는 동안 내내 유생복을 입고 있으면서 ‘답답하다’라는 단어까지 구사할 줄 아는 6~7세의 어린이들이 명륜당의 마룻바닥이 소리를 내며 움직이는 것도 재미있어하고, 명륜당 앞 마당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것도 즐거워했다.
대성전 앞마당에서 누군가가 개미를 밟아 죽어가고 있다고 모두 모여 아주 심각하게 개미의 생명줄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을 보니 아무리 인구 절벽이라는 말이 있어도 22명의 관촌 새싹어린이집의 어린이들로 인해 걱정이 사라졌다.
임실 관촌 새싹어린이집 김목자원장은 “우리 어린이들이 전통을 접할 기회가 이렇게 임실 향교에 있다는 것도 매우 좋고, 또 저도 전북특별자치도에 구석기인들이 처음 와서 살았던 곳이 하가 유적지라는 것도 알게 됐다"고했다.
이어 "우리 선조들이 건물에도 모두 이름을 지어주었다는 것도 알게 되어 유익한 시간이었어요. 임실 향교에서 이런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오늘 우리 어린이들도 저도 함께 많은 것을 배우고 갑니다”라며 엄지척의 포즈를 취해줬다./이종근기자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