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3월 28일 16시12분
[온누리]‘상선약수(上善若水)’
‘물은 온갖 것을 잘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머문다. 그러므로 도에 가깝다. 살 때는 물처럼 땅을 좋게 하고, 마음을 쓸 때는 물처럼 그윽함을 좋게 하고, 사람을 사귈 때는 물처럼 어짊을 좋게 하고, 말할 때는 물처럼 믿음을 좋게 하고, 다스릴 때는 물처럼 바르게 하고, 일할 때는 물처럼 능하게 하고, 움직일 때는 물처럼 때를 좋게 하라. 그저 오로지 다투지 아니하니 허물이 없다.(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處衆人之所惡, 故幾於道. 居善地, 心善淵, 與善仁, 言善信, 正善治, 事善能, 動善時. 夫唯不爭, 故無尤.)」(《노자(老子)》)
‘상선약수(上善若水)’는 만물을 이롭게 해도 다투지 않고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감을 근본으로 한다는 가르침이다.
몸을 낮추어 겸손하며 남에게 이로움을 주는 삶을 비유하는 말이다.
물은 결코 앞서 가려고 다투지 않는다.
물은 주어진 길을 따라 흘러간다.
물은 결코 앞서 가려고 다투지 않는다.
거꾸로 흐르지도 않고 큰 바위를 만나면 돌아간다.
탐욕에 사로잡힌 인간들만 길을 벗어나 ‘위로만 위로만’ 올라간다.
물이 아래에서 위로 흐르면 그것이 쓰나미가 되는 것이다.
어제 퇴근하는 길에 길가에서 녹슨 못을 주웠다.
나무에 박혀 있지 않은 못은 녹이 슬어있었다.
녹을 보며 장롱속 옷에 스며드는 좀과 잔디밭에서 자라는 잡초를 생각해봤다.
못은 자신의 자리인 나무에 박혀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
정치인은 정치인 ‘답게’ 기업가는 기업가 ‘답게’ 의사는 의사 ‘답게’ 언론인은 언론인 다울 때가 가장 행복하다.
신이 각자에게 맡겨 논 자리에서 희생과 헌신의 모습을 보일 때 이 세상은 희망의 바이러스로 넘쳐 난다.
신이 주신 생명의 씨가 모태에 잉태되면 산모는 자신을 내 던진다.
내 안에 들어있는 생명의 자람을 위해 산모는 입덧과 어떤 희생도 감내한다.
몸이 망가져도 몸이 불어도 태아를 먼저 생각하며 내 안에서 자라는 고귀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엄청난 고통을 감내한다.
기본과 원칙 상식이 통하는 세상은 물에서 배우는 ‘상선약수’의 지혜와 배려와 희생이 어느때 보다 강조되는 현실이다.
총선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여야의 질펀한 비방전과 상호비방이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극단적인 이념과 진영논리가 판을 치는 갈등사회가 증폭되고 있으며 현실 속에서는 자영업의 집단 붕괴 위험과 폭등하는 물가에 국민들의 원성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여야 후보들도 오직 고통 받고 있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는 ‘상선약수(上善若水)’의 지혜를 ‘죽비’처럼 여겼으면 좋겠다.
구름은 ‘바람’ 없이 움직일 수 없고 사람은 ‘사랑’ 없이 움직일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국가는 물론 정치도 국민이 없으면 움직일 수 없다.
/정종인 본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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