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3년 04월 19일 15시16분
전북 노동자 31% 최저임금도 못벌어
-청년층 출향행렬 등 소멸위기 부채질-전체 10%는 4대 보험조차 없는 실정
지역사회 소멸위기 원인 중 하나로 열악한 노동환경이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도내 임금 노동자 10명 중 4.4명은 비정규직이고 3.1명은 최저임금도 못버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전체 10%는 4대보험 혜택조차 못누릴 정도로 노동환경이 열악한 실정이지만 이를 개선하려는 지자체들의 노력 또한 매우 낮은 수준이라 진단됐다.
19일 전라북도노동권익센터에 따르면 133주년 세계 노동절(5.1)을 앞두고 다양한 국가통계 조사결과를 토대로 도내 첫 노동실태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이 도출됐다.
조사결과 지난해 기준 도내 비정규직은 전체 임금노동자(63만7,000명·이하 조사시점과 방법에 따라 전체 숫자 상이) 대비 44%, 즉 28만명 가량에 달했다. 이는 전국 평균(38%)보다 6%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주당 노동시간이 평균 15시간 미만인 초단시간 노동자, 즉 퇴직금과 연차휴가는커녕 4대 보험과 같은 고용상 권리나 혜택조차 누릴 수 없는 고용 취약계층 또한 전체 임금노동자(63만8,837명) 중 무려 10%(6만1,123명)를 차지했다.
이같은 초단시간 노동자 비중은 전국 평균(5%)과 비교하면 무려 2배 가량 높았다. 성별론 여성(71%)이 남성(29%)보다 2배 이상 많았고 연령대별론 60세 이상(36%) 비중이 두터웠다.
소득수준 또한 마찬가지로 여성과 중장년층 등을 중심으로 매우 열악하다고 진단됐다.
실제로 도내 전체 임금노동자(63만8,838명) 중 31%(19만5,597명)는 월 소득이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론 여성(69%) 노동자가 압도했고 연령대별론 55세 이상(52%)이 과반을 넘겼다.
이런 실정이지만 도내 지자체들은 그 개선의지나 노력마저 미흡하다고 평가됐다.
전국 17개 광역시도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취약 노동자 지원정책을 뒷받침할 지방조례는 모두 40가지, 이 가운데 전북도청은 단 11개를 제정한 게 전부였다.
즉, 지방조례 제정률은 28%에 그쳐 강원(28%), 경북(28%), 대구(25%), 세종(20%)과 함께 나란히 최하위권을 형성했다. 최상위권인 경기도(58%)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기초 시·군청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북도청을 비롯해 14개 시·군청을 조사한 결과 취약 노동자 지원정책용 지방조례는 모두 19가지, 이 가운데 산업도시인 군산시청이 12개(80%)를 제정해 가장 많았다.
뒤이어 익산시청 11개(73%), 전주시청이 9개(60%)의 지방조례를 제정해 운영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시·군청은 각각 네댓개 안팎에 그쳤고 진안군청은 단 2개(13%)에 불과해 가장 적었다.
그만큼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려는 지자체의 관심도도 낮다는 진단이다. 이는 괜찮은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청년층 출향행렬을 부채질하는 등 지역사회 소멸위기를 가속화 할지 모른다는 우려다.
노현정 노동권익센터 정책국장은 “지자체의 조례 제정률은 중앙정부가 일률적으로 펼치는 노동정책과는 다르게 해당 지역의 노동정책에 대한 관심과 의지, 시민들의 체감도를 살필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전북의 낮은 조례 제정률은 지역노동정책의 활성화와 맥을 같이 하고 있지 못하다고 볼 수 있다”며 “지역사회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노동기본권 사각지대도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구체적인 조사결과는 오는 26일 노동권익센터가 민주노총 전북본부에서 개최할 세계 노동절 기념 토론회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토론회는 전북도를 비롯해 전북도의회 오은미, 오현숙, 서난이 의원이 공동 주최한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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