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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2년 12월 11일 13시38분

[월요아침]세계문화유산 고창고인돌 잘 관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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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섭(후백제학회장·전 중앙대 교수)







보름전 쯤 고창군 일대 청동기시대 고인돌유적을 답사하였다. 고인돌 전문가인 유태용 박사 일행과 1박2일간 고창지역 고인돌을 안내하였다. 고창 고인돌군은 2000년 11월 강화도, 화순 고인돌군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우리나라 고인돌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만큼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 우리나라는 한반도의 지형이다. 반도란 대륙이 길게 바다에 돌출된 지형을 말한다. 한반도 고인돌의 분포 현상을 살펴보면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분포 비율이 낮아지고, 남쪽으로 내려올수록 분포 비율이 높다. 동쪽으로 갈수록 분포 비율이 낮아지고 서쪽으로 갈수록 분포 비율이 높다. 한반도의 고인돌 분포는 경북 영일만 일대, 전남 영산강 유역 일대, 전북 줄포만의 고창군, 부안군 일대, 경기만 임진강, 남한강 유역, 북한 대동강 유역, 발해만 일대에 분포 비율이 높다. 이와같이 고인돌의 분포권은 내륙보다 해안지대에 집중하는 특성을 보여준다.

그동안 한반도 고인돌의 기원은 전파설과 자생설이 대립되어 왔다. 고인돌의 해안지대 또는 해륙(海陸) 지대 분포는 고인돌 전파설에 힘을 실어준다. 고인돌의 전파설은 청동기시대에 고인돌문화가 바닷길을 통해서 남쪽에서 올라온 거석문화라는 주장이다. 자생설은 발해만 내륙 길림성, 요녕성 등 고조선 영역의 고인돌을 근거로 주장하고 있지만, 고인돌 전문가 유태용박사의 요하(遼河) 서쪽에는 고인돌이 분포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받아 들인다면 북방전래설이나 자생설은 힘을 잃게 된다. 일단 고인돌의 남방전파설에 힘을 실어본다. 고인돌 전파설은 한반도 서남해 해역에 분포하는 전라남북도 고인돌에서 읽어볼 수 있다.

고창지역에는 세계적인 고인돌 야외박물관이라 할 만큼 탁자식, 바둑판식 외에 희소성 높은 고인돌이 분포하고 있다. 화순지방에는 주로 바둑판식 고인돌이 분포하고, 강화도와 임진강, 대동강 유역에는 지상석곽식이 분포하고 있는데, 고창지역에는 바둑판식, 탁자식, 지상석곽식 등 다양한 고인돌이 발견되고 있다. 특히 고창지역 고인돌에는 탁자식과 바둑판식의 조합형, 지상석곽식과 바둑판식의 조합형도 발견되고 있다. 필자는 고창지역 특유의 고인돌을 ‘고창식고인돌’로 명명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다는 말이다.

그동안 고고학계에서 고인돌을 탁자식과 바둑판식으로 형식 분류해왔다. 이러한 고인돌의 분류 형식을 고창지역에 적용하기에는 다양한 형식의 고인돌이 고창군에 분포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설정된 북방식과 남방식, 탁자식과 바둑판식 고인돌 용어를 고수해왔지만, 한반도 고인돌군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만큼, 이제 고고학계에서도 주도적으로 고인돌 형식을 새롭게 분류하여 고인돌문화를 재정립하였으면 좋겠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고인돌이 일제강점기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다.

고인돌은 외형상 크고 작은 돌덩이에 불과해 보일 수 있다. 고인돌은 한자로 지석묘(支石墓)라고 쓴다. 지석묘는 지석으로 조성한 무덤이라는 뜻이다. 지석묘는 대체로 무덤방, 지석, 덮개돌의 구조를 갖추고 있다. 무덤방은 지하에 두는 방식과 지상에 두는 방식이 있다. 바둑판식 고인돌은 큰 거석을 받치고 있는 지석을 탱석(撑石)이라 부르고, 탁자식 고인돌은 4개의 지석을 석주(石柱)로 세우고 평편한 덮개돌을 올려놓는 형태를 말한다. 그래서 석주식 고인돌 명칭도 생겨났다. 고창고인돌의 판석형 지석과 석주형 지석은 문화적 계통을 파악하는 기준이기도 하다. 그리고 고인돌의 구조는 고인돌의 조형성 이상으로 청동기시대의 조상숭배, 생사관, 계세의식 등 장제(葬制)를 파악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고창지역 고인돌은 고인돌박물관 인근 죽림리와 도산리 일대 447기만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현재 고창지역에는 1,500여기의 비지정고인돌이 분포하고 있다. 고창지역 고인돌의 형태와 유형이 독특한 고창식고인돌이 분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하루빨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확장 등재 신청을 추진해야 한다. 고창읍 죽림리 일대 고인돌 뿐만아니라 고창군 전역 고인돌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 고인돌 하나 하나가 세계문화유산이다. 고창군은 고창고인돌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확장 등재하는데 서둘러야 할 것이다. 세계문화유산 확장 등재를 위해서 지역주민들이 고창고인돌 지킴이 활동을 해야 하고, 고창군은 고인돌 화보집을 제작하고 앱서비스를 실시하여 누구나 고창고인돌 찾아가기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한마디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고창고인돌을 온라인, 오프라인으로 홍보하는데 세계적인 수준급이어야 한다. 고창의 고인돌은 고창의 자랑, 전북의 자랑을 넘어서 세계의 자랑거리이다. 고창은 세계 고인돌문화의 중심이요, 고인돌이 고창의 정체성이다. 고창고인돌이 세계문화유산인 만큼 고인돌공원과 고인돌박물관의 관리, 운영도 세계적 수준이어야 한다. 고창군은 고인돌 관리자 뿐만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 고창 고인돌의 세계문화유산 가치를 홍보하고 교육시켜 자긍심을 갖게 하고 고창군의 홍보와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적극 활용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