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2년 11월 20일 13시31분
사진에 사유하고 느끼고 욕망했던 총체적 지각을 담다
작가는 사진 작품, 포토 페인팅 및 드로잉, 콜라주 혼합 작품 등 모두 19점을 전시한다.
지난 2000년 아이의 탄생과 성장 과정을 담아 ‘생활 사진’이라는 이름으로 첫 개인전 ‘가족’을 열었던 작가가 ‘칠실파려안 그 안에서 놀다’라는 이름으로 출판기념회를 겸한 12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작가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이 전시는 작가의 사진 여정을 일단락 짓고, 그동안 이어온 모든 ‘인연’에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 있다. 전시 부제에서‘칠실파려안(漆室玻瓈眼)’이란 ‘칠실(漆室)’은 암실, ‘파려(玻瓈)’는 유리, ‘안(眼)’은 눈을 의미하는 단어로, 서구의 ‘카메라 옵스큐라’장치에 빗댄‘카메라’를 뜻한다. 조선 시대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은 그의 저서 ‘여유당전서’에서 오늘날 카메라 장치와 유사한 당시의 기계를‘칠실파려안’이라 명명하고 그 장치와 원리를 서술했다.
‘전주를 기록하다 Ⅲ’은 1995년부터 2011년까지 전주시의 변화과정을 사진에 담은 ‘전주를 기록하다(2012)’작업에 이어 에코시티, 효천지구, 만성 법조타운 등을 추가한 전주 기록 작업이다. 작가의‘전주를 기록하다’시리즈를 통한 다큐멘터리 작업은 전주 역사의 생생한 기록이다. 향후 이 귀중한 자료가 제대로 인정되고 보존되고 분류될 때 진정한 공적 아카이브(archive)로 기능하여 그 가치와 힘이 배가된다.
‘나를 펼쳐 보이다’작업은 ‘가족’과‘작품’으로 이뤄졌다. 작가는 가장 사적이고 일상적인 시간과 장면들을 사진으로 작업했다.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들의 보편성과 공감에 관한 전시이다. 동시대 들어 미학이 다루어야 할 대상의 범주가 좁은 의미의 예술 작품을 넘어 감각적 지각과 관계된 일상적 현상들로 확장되고 있다. 작가 자신의 사적인 이야기나 평범한 일상의 순간들이 관람자에 더 가까이 지각되고 수용되면, 이는 감동, 공감, 공유를 통해 가장 보편적이고 독창적인 예술이 된다. 작업 방식과 기법에 있어 작가는 이미 단순 사진 작업을 넘어 페인팅, 드로잉, 콜라주, 포토샵 등 사진 후 작업을 추가함으로써 융복합과 매체 확장적인 예술작업에 들어서 있다.
‘사진으로 이야기하다’에서 작가는 개인과 지역과 삶의 기록이자 작품인 카메라 연관 작업을 진행하면서 사유하고 느끼고 욕망했던 총체적 지각을 담은 사진에 담백한 에세이를 곁들여 전시와 출판을 더욱 풍성하게 했다. 전시 부제에서‘놀다’는 ‘노는 것’‘놀이’ 또는‘유희’와 같은 개념이다. 이는 최근 들어 문화 창조력과 연관되는 부분과 맥을 같이한다. 요한 하위징아(Johan Huizinga)에 따르면“놀이는 허구와 환상, 모방이나 변형 등 모든 자유가 있는 공간을 포함한다. 이 자유가 삶에서 놀이를 필수적으로 만든다. 놀이는 일상생활 바깥에서 벌어지는 독립된 자유로운 행위다. 이것은 사람으로 하여 몰두하게 만든다.”라고 말한다. 이 자유와 몰입감은 창조라는 예술적 역량과 직결되는 속성이다.
작가는 "오랜 시간 사진을, 카메라를 가지고 놀면서 사진은 무엇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창작’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곤 했다"면서 "이번 전시는 지난 시간 동안 오래도록 해왔던 사진 작업을 마무리한 결과물이다. 사진, 그림, 사진과 그림이 혼합된 포토페인팅, 콜라주 작업이 혼재한다. 이를 통해 나는 항상 희망을 이야기했다"고 했다.
작가는 남원출신으로 경희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을 졸업(미디어예술학과 다큐멘터리 사진 전공) 개인전 12회를 가졌으며, 전북일보 사진기자를 거쳐 완주군 구이면 다양정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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