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1년 12월 09일 15시28분
전북 서예의 고장으로 발돋움.... 전문전시관 2곳 건립 잰걸음
21일 오전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전용관 건립 중간 용역 보고회, 같은 날 오후 김제서예문화전시관 건립 관련 중간 용역 보고회 각각 개최
9일 전북도와 김제시 등에 따르면 21일 오전엔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전용관 건립 중간 용역 보고회를, 같은 날 오후엔 김제서예문화전시관 건립 관련 중간 용역 보고회를 각각 개최할 예정이다.
올해로 13회째를 맞은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자연을 품다(회귀자연)'를 주제로 세계 20개국 3,000여명의 작가가 참가한 가운데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등에서 34개 프로그램이 선보였다. 이번 비엔날레는 코로나19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4만6,977명이 다녀갔다 뿐만 아니라 전주시 강암서예관이 자리하고 있는 전북은 예나 지금이나 문향의 고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호남지방을 중심으로 동국진체를 확립한 이삼만을 빼놓을 수 없다.
강암(剛菴) 송성용(宋成鏞, 1913~1999년)선생은 김제출생 유학자 유재 송기면(裕齋 宋基冕)의 3남으로, 1993년 강암서예학술재단을 설립하고, 1995년 서예관 건립을 위해 서화 등 소장품1,162점과 토지 등을 전주시에 기부, 오늘날 전주시 강암서예관을 만들게 했다.
하지만 전북의 서예를 국내외에 모두 선보이기엔 공간의 협소로 인해 부족함이 많다는 게 중론이다. 이에 따라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전용관은 현대 서예를, 김제서예문화전시관은 미술관 개념의 전문서예관으로 특성화를 도모,방향을 잡아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우선, 한국서예를 대표하는 국가상징공간이자 상설 전시공간으로 사용될 ‘세계서예비엔날레관’ 건립이 순항중이다. 이는 국가적 차원 서예문화진흥을 위해 2019년 시행된 ‘서예진흥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서예진흥법 통과를 계기로, 우리 정신문화를 담은 그릇인 서예문화를 진흥‧발전시키기 위한 거점 공간이 건립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서예인과 서예단체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전북도는 한국서예 국가적 상징이자 진흥공간인 비엔날레관을 건립키로 하고 중앙 부처와 협의를 시작으로 사업을 추진해왔다. 세계서예비엔날레에서 수집한 작품이 1,600여 점에 이르지만, 상설 전시공간이 없어 상당수 작품이 수장고에 장기 보관되는 등 서예문화 활성화와 보급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 타개 방안이었던 셈이다. 실제로, 1997년부터 현재까지 기증받은 서예 소장작품은 2020년 현재 1,574점에 달하고 있지만 이를 보관할 공간이 없어 767점은 전북도립미술관 수장고에 잠들어있고, 807점은 비엔날레 사무국에서 먼지만 쌓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김제시는 향교 일원에 서예문화전시관을 조성한다. 전북 서예는 김제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송재 송일중(1632∼1717), 석정 이정직(1841∼1916), 벽하 조주승(1854∼1903), 유재 송기면(1882∼1959), 설송 최규상(1891∼1956), 강암 송성용(1913∼1999) 등 서예가들은 김제에 근간을 두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창암 이삼만(1770∼1847), 석당 고재봉(1913∼1966), 석전 황욱(1898∼1993), 남정 최정균(1924∼2001), 여산 권갑석(1924-2008) 등은 전북 출신이다. 금산사의 혜덕왕사 진응탑비(보물 제24호, 1111년)가 고려시대의 금석문이며, 창강 조속은 전북 출신이 아니면서도 임피현령을 지냈고, 김제군수로 일하던 때는 이 지역 송일중의 스승으로, 국내 최초의 금석자료를 수집 정리한 ‘금석청완(金石淸玩)’을 펴냈다.
이에 시는 사라져가는 서예 역사를 보존하고,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김제서예문화전시관 건립을 추진한다. 김제 성산 및 향교 일원으로 규모는 지상 2층, 건축 연면적 2,000㎡로 현대식 전시실과 수장고, 강의실 등을 갖추게 된다. 2024년에 완공을 목표로 유물 수집, 자체 용역, 공청회 및 학술대회 등을 진행하고 있다. 전북 서단을 이끈 서예가들을 배출한 김제시가 서예문화 부흥의 큰 바람을 일으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그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는 까닭이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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